비공개 행사 '물밑 소통' vs 유튜브 출연 '공개 행보'
김용태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 겸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아내 김혜경씨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아내 설난영씨의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제21대 대선이 14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퍼스트레이디' 경쟁도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후보자의 배우자 간 TV토론을 제안했다. 이 후보 측에는 오는 23일까지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약자를 위한 정책 철학은 물론 영부인 역할에 대한 진솔한 견해를 나누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선 설씨를 '비장의 무기'로 꼽고 있다. 대선이 2주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김 후보의 장점을 부각하고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설씨는 지난 18일 김 후보의 호남행을 기점으로 공개 행보를 늘리고 있다. 잇따라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고 방송사 인터뷰를 진행했다. 캠프는 설씨가 호남특별위원장을 맡은 인요한 국민의힘 의원이나 김 후보와 함께 호남권 동반 유세에 나서는 일정을 검토 중이다.
설씨는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순천여고를 졸업했다. 국민의힘 열세인 호남을 공략할 수 있는 카드인 셈이다. 김 후보와 같은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김 후보의 히스토리를 알리는 역할도 할 수 있다. 캠프 관계자는 "설 여사를 통해 김 후보의 인간적인 면을 부각시키면서 공감과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김씨는 주로 종교계를 비공개로 방문하며 절제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달 중순부터 서울·부산·강원 등에서 종교단체를 두루 방문했다.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된 후에는 명동성당과 불국사를 방문했다.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는 광주 빛고을노인건강타운과 효령 노인복지타운을 찾아 배식 봉사를 하고 5·18 유족과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20대 대선 당시 김 여사가 행보를 드러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이다.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등을 고려해 신중한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재명 후보가 우세를 달리는 상황에서 과도한 공개 행보보다는 조용하게 움직이는 것"이라고 전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김건희 여사 논란이 있었던 만큼 유권자들이 영부인이 될 인물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장보경 기자 jb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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