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작가 '불법의 금빛 서예, 산사에 깃들다'
금정총림 범어사 성보박물관이 개관 이래 처음으로 해외 작가를 초청해 개인전을 연다.
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전시는 대만의 서화 예술가 이묵부(李默父)의 개인전 '화광범운(華光梵韻)'展으로, 오는 5월 3일부터 25일까지 범어사 성보박물관 1층 중정에서 열린다.
'화광범운'은 지혜와 자비를 상징하는 '화광(華光)'과 선(禪)적 정신과 문자 미학의 조화를 담은 '범운(梵韻)'의 의미를 담았다. 전시는 불교 경전과 법어를 순금의 필치로 쓴 서예 작품 33점을 선보이며, 수행의 깊이와 문자 예술의 미학을 동시에 조망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이묵부 작가는 1979년 대만 윈린 출생으로, 국립대만예술대학교에서 서예를 전공하고 2005년 석사 과정을 마쳤다. 그는 "서예는 나의 수행 방식"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불교와 한자 미학을 결합한 작품세계를 꾸준히 이어왔다. 주요 전시로는 2024년 '화지춘만', 2021년 '금경옥', 2014년 '정자묵', 2005년 '전예지간' 등이 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첫 한국 전시이자 범어사 성보박물관이 여는 첫 해외 작가 개인전으로 의미가 남다르다.
이 작가는 "고요한 범어사에서의 전시는 단순한 예술 전시가 아니라 마음과 천지가 공명하는 수행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며 "작품을 통해 각자의 고요함과 완전함을 발견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산해 정오 범어사 주지 스님이자 성보박물관 관장은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고요한 산사에 금빛 서예의 향연이 펼쳐지게 돼 뜻깊다"며 "이번 전시는 단순한 시각적 감상을 넘어 내면을 돌아보는 수행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주한국타이페이대표부 부산사무처의 협조로, 대만 둔황예술센터(CAVE ART CENTER)가 주최하고 범어사 성보박물관이 주관한다. 개막식은 5월 3일 오후 2시에 열리며 예술과 불교에 관심 있는 이들과의 뜻깊은 만남이 기대된다.
이번 전시는 범어사 성보박물관이 국제 문화 교류의 거점으로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불교전문박물관의 정체성을 넘어, 전통과 현대, 지역과 세계를 잇는 복합문화공간의 역할을 새롭게 조명할 예정이다.
영남취재본부 조충현 기자 jchyoung@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