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초동시각]관세펀치보다 아픈 저성장 구조…새 대통령에 바라는 건

언론사 홈 구독
언론사 홈 구독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관세 악재 韓 경제 타격…0%대 성장 전망도
저성장 구조개혁, 비판 감수하고 변화 끌어내야

[초동시각]관세펀치보다 아픈 저성장 구조…새 대통령에 바라는 건
AD
원본보기 아이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던진 관세 폭탄에 전 세계가 아찔한 롤러코스터에 탑승했다. 한국도 피해 갈 수 없었다. 당장 국내 증시와 환율은 급등락을 거듭했다. 우리 앞에 떨어진 25% 상호관세 근심에, 미·중 보복 관세 전쟁 걱정까지 더하면서다. 90일 유예 기간이 주어졌으나, 원만한 협상을 기대할 여건이 아니라는 점에서 우려는 여전하다.


미국발 관세 악재는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수출이 막히면 기업은 생산을 줄이고 신규 투자를 미루게 된다. 일자리 역시 위태로워진다. 가뜩이나 어려운 내수까지 악화 일로를 걷는 이중고가 걱정되는 상황이다. 이에 주요 해외 투자은행(IB) 8곳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평균을 지난 13일 기준 1.35%까지 떨어뜨렸다. 0%대 초저성장을 예상하는 곳도 늘었다. JP모건은 지난해 11월 1.7% 전망 이후 네 차례 하향 조정 끝에 눈높이를 0.7%까지 낮췄다.

뼈아픈 건, 관세 펀치는 초저성장 예상 시기를 앞당겼을 뿐이란 점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저성장의 길목에 들어선 상태다. 한국 경제 성장은 생산 노동력 감소, 높은 집값과 사교육비 등 고비용 구조에 따른 부담, 한계에 다다른 수출 주도 성장 등 구조적인 요인에 가로막혔다. 철강·석유화학 등 전통 산업 경쟁력은 예전 같지 않고, 반도체·자동차 등 주력 산업 역시 글로벌 경쟁 업체에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 산업 기술 혁신은 출발선에서부터 뒤처졌다. 2000년대 초반 5% 안팎이던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025~2029년 1.8%로 떨어진 데 이어, 2040년엔 0%대에 그칠 것이라는 경고는 이미 나온 상태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구조적인 문제를 하나씩 짚으면서 경제의 틀을 바꾸는 구조 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건 자명하다. 그러나 여기에도 회의적인 목소리가 높다. 여·야·정을 막론하고 과감한 변화 시도에 반드시 동반돼야 하는 규제 혁파, 이해관계 집단 간 조율, 사회적 합의 도출의 중요한 갈림길에서 번번이 뒤로 물러서는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일례로 일할 인구가 줄며 생산성이 감소하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학계에선 정년 연장, 이민 문제 등에 대한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링 밖 논의만으로는 변화가 어렵다. 한은이 내놓고 있는 구조개혁 시리즈 역시 대안으로 사과 등 과일 수입 개방, 외국인 돌봄서비스 최저임금 차등화, 대학의 지역별 비례선발제 도입 등을 제시하고 있으나, 대부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무책임한 논평을 끝으로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 직면한 저성장 문제를 타개해 나가야 할 책무가 있는 정부와 정치권은 사회 각계 의견을 수렴해 더욱 바람직한 대안을 내놓는 데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 비판을 감수하지 않으면 어떤 변화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에도 국내 정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정치 불확실성 지수는 지난 13일 기준 2.5(일주일 이동평균)로, 비상계엄 사태 전인 지난해 12월 초 0.4~0.5에 비해 여전히 높다. 어지러운 상황 속 새 대통령을 뽑는 일이 국민 앞에 있다. 국민은 당장 듣기 달콤한 말을 앞세우는 대통령보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어려운 문제를 테이블 위에 과감히 꺼내놓고 경청부터 시작하는 대통령을 원한다.





김유리 경제금융부 차장 yr61@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언론사 홈 구독
언론사 홈 구독
top버튼

한 눈에 보는 오늘의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