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간 묶인 철도운임, 이제는 올려야" 코레일 사장은 왜 총대를 멨나
한문희 코레일 사장, 운임 인상 타당성 피력
"14년간 (철도운임을) 조금씩 올려왔으면 국민이 받는 충격도 덜할 텐데 계속 늦어지면서 일시에 올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인상률이 높아지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문희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은 25일 기자들과 만나 철도운임 인상 필요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매해 경영평가를 받아야 하는 공공기관의 수장이 물가관리 당국의 심기를 거스를 법한 발언을 공공연히 내놓는 것은 더 이상 늦춰선 안 된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차량 노후화로 기존 열차를 대체하기 위한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다. 이대로 방치하다가는 안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철도운임은 2011년 2~3%가량 오른 후 14년째 동결됐다.
고속철도는 2004년 정식 개통에 앞서 2000년 전후 도입하기 시작했다. 통상 열차 연한이 30년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대체 차량을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다. 코레일은 2027년 주문을 넣으면 2034년 전후로 열차를 받을 것으로 본다. 대체 차량 투입에는 5조원 이상 필요할 전망이다. 도시철도는 국비 지원이 가능하나, 고속철도는 전부 코레일이 부담한다
이런 상황인데, 철도운임만 제자리다. 마지막으로 철도운임을 올렸던 2011년과 비교하면 소비자물가지수는 27% 올랐다. 대체 교통수단으로 꼽히는 고속버스는 21%, 항공 운임은 23% 뛰었다. 최저임금은 당시와 비교해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운영비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기요금 납부액은 14년 전 2051억원에서 지난해 5796억원으로 2.8배 늘었다.
고속철도를 운영하는 해외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우리나라 고속철도는 싼 편이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417㎞를 가는 데 5만9800원 수준으로 ㎞당 143원꼴이다. 일본의 경우 ㎞당 257원, 독일 200원 수준이다. 중국이 우리보다 싼 100원 정도다.
철도운임 인상은 정부의 결단이 필요한 사안이다. 철도사업법 시행령에 따라 물가상승률과 타 교통수단 형평성, 원가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국토교통부 장관이 상한선을 정할 수 있다. 상한선 내에서 구체적인 인상 폭이나 시기를 정할 수 있다. 주무부처인 국토부에서는 운임 인상 자체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레일이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도 있다. 현 코레일의 재무구조를 살펴보면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다. 코레일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1114억원, 부채비율은 265% 수준이다. 누적부채는 21조원으로 이자 비용만 4130억원, 하루 11억원꼴이다. 전기요금이 치솟은 탓에 올해 납부액은 6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 사이에서도 운임 인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최근 열린 토론회에서는 대체 차량 구입 자금을 운임으로 충당하기 위해서는 25% 이상 요금을 올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코레일 내부적으로 사업계획을 짤 때는 17%를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코레일은 운임 인상이 쉽지 않은 만큼 정부가 보전해주는 공익서비스의무(PSO) 보상액을 높이거나 선로사용료를 조정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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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장은 "철도운임 인상은 국민경제나 소비자물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부와 함께 진행해야 한다"며 "힘든 상황에서도 KTX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온 것처럼 앞으로 철도 안전과 서비스를 향상하고 공공성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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