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23일 사우디서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재논의

에너지·인프라 부문 휴전안 합의
서방 군사지원 놓고 이견
단계적 휴전이 효과적이란 의견도

미국과 러시아가 오는 2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에 대한 논의를 이어간다. 서방의 군사지원 중단 방안을 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유럽측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가 합의를 이룰지 결과가 주목된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는 18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합의한 에너지·인프라 부문 휴전을 언급하며 휴전 협상이 "일요일 제다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트코프 특사는 "러시아가 두 가지 모두에 동의한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우크라이나도 이에 동의할 것으로 확실히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협상에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이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측 참석자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90분간 통화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에너지·인프라 시설에 대한 상호공격을 30일간 중단하는 '부분 휴전안'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백악관은 두 정상이 에너지 인프라 분야 휴전에 합의하고 이와 함께 흑해 해상에서의 휴전 이행과 전면적 휴전 및 영구 평화에 관한 기술적인 협상을 중동에서 즉시 시작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전화통화 후 "우리가 결국 거래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지만, 일각에선 러시아가 휴전안을 얼마나 충실히 이행할지에 대해 여전히 의문을 품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하지만 하룻밤 사이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슬로비얀스크의 에너지 그리드를 공습하면서 푸틴이 트럼프와 합의한 휴전을 얼마나 엄격하게 준수할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무조건적인 휴전에 동의하지 않은 것을 비판하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와 북부에서 새로운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것은 전쟁이 시작된 이래로 최후통첩이다. 그는 변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최종 협상을 중재하지 않았다고 해서 나중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뜻은 아니라고 해석한다. 또 협상과정에서 양측이 오해와 오판을 피하려면 협상 속도를 늦추는 편이 낫다고 보고 있다.

미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사무엘 차랍은 "단계적 휴전이 훨씬 더 효과적인 접근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각 단계를 검증할 수 있고 의도를 알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에서 신뢰를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