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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현실이 된 ‘마른하늘에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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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현실이 된 ‘마른하늘에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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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천벽력(靑天霹靂·마른하늘에 날벼락)’이 현실화했다. 공군·육군의 오폭·충돌사고 얘기다. 맑은 봄 하늘에 뜬금없이 투하된 폭탄이라니, 그것도 영화 속 얘기가 아니라 현실이라니….


경기도 포천에 사는 이들은 전시가 아닌 데도 피난 신세다. 어이없는 사건은 군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 중고도 무인정찰기들이 모두 가동불가 상태가 되면서 대북 정찰에 구멍이 발생했다.

사건의 시작은 지난 6일 발생한 공군 KF-16 전투기 오폭 사고였다. 한미 연합 합동 화력 실사격 훈련에 참여한 KF-16 2대가 표적 좌표가 아닌 민가 방향으로 MK-82 폭탄 8발을 투하한 것이다. 이 사고로 38명이 중·경상을 입고 건물·차량을 포함해 도합 166건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그런데 국민을 놀라게 하는 사건이 또 터지고 말았다. 불과 열하루만인 지난 17일엔 육군 지상작전사령부 소속 무인정찰기 헤론 1대가 착륙 과정에서 계류 중이던 KUH-1 수리온 기동헬기와 충돌하는 사고가 빚어졌다. 다행히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두 자산 모두 전소했다. 연이어 터진 이번 사건은 유례가 없다.


공군은 2004년 연습탄 오폭 사고 이후 21년 만이라고 한다. 실탄 오폭으로 민간인 부상자와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은 유사사례를 찾기조차 어렵다. 육군 사고도 마찬가지다. 이런 사고유형은 전시에나 일어나는 일이다. 1991년 걸프전쟁 당시에도 연합군 전투 사망자 148명 중 35명(24%)이 오인사격에 희생된 바 있다. 평시에 적용될 수 없는 사건이다.

12·3 비상계엄 이후 국방부장관 등 군 주요 지휘부 공백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벌어진 사고라는 점이 눈여겨볼 부분이다. 유사 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벌써 ‘군 기강 해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군은 인적 책임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사고를 직·간접적으로 키운 시스템적 요인이 없는지 살펴야 한다.


예컨대 공군의 경우 조종사의 표적좌표 오(誤) 입력, 지휘관들의 관리 소홀이 일차적 원인임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비행임무계획장비(JMPS) 출력 오류, 비행자료전송장치(DTC) 오작동 등 기술적인 문제가 실수를 키우지 않았는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육군은 막 사고조사위원회가 꾸려진 만큼 결과를 예단할 수 없는 상태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든 도입 기체 3대 모두 작동이 불가한 상태가 된 만큼 철저한 평가 및 대책 마련이 뒤따라야 한다.


군에서 들려오는 소식에 미간을 찌푸리는 이가 많다. 가뜩이나 나라 걱정에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국민들이 이제는 군의 기강마저 걱정해야 하겠는가.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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