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적 두 국가론’ 지금은 맞고 예전엔 틀렸다는 北
통일부, 6번째 남북대화 사료집 공개
"나라 대 나라 아니다"라더니 이제는 "적대적 두 국가"
북한이 남북관계를 한반도에 상호 적대적인 2개 국가가 존재한다는 ‘적대적 두 국가론’으로 규정하고 나선 가운데, 과거에는 이를 인정하지 않은 사례가 남북회담 대화 기록에서 확인됐다.
통일부는 13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제6차 남북회담 문서를 공개했다. 1984년 9월부터 1990년 7월까지 정치·경제·체육 등 분야 남북회담 내용이 담긴 총 2266쪽 분량의 문서다. 이 기간 남북은 5차례의 경제회담, 2차례의 국회회담 예비접촉, 3차례의 IOC 중재 로잔 남북체육회담, 8차례의 남북고위급회담 예비회담을 가졌다.
사료집 회의록편 2권을 보면, 북한은 우리 측과의 합의서 서명 시 국호 표기나 회담 명칭 제안이 국가 대(對) 국가의 관계로 오인될 수 있다며 반대·비난한 사례가 발견된다. 1985년 11월 20일 제5차 남북경제회담에선 합의서 서명 시 쌍방의 ‘국호’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이 대표적 사례다.
북한은 같은 해 11월21일 노동신문 보도를 통해 “남측은 합의서에서 국호를 밝히지 말며 위임이라는 표현 쓰지 말데 대한 우리의 주장에 대해서도 의견이 있다고 하면서 그 문제도 협의를 벌여야 한다고 했다”면서 “북남경제회담에서 채택하는 합의서는 나라와 나라 사이에 채택하는 합의서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한 나라 안에서 같은 민족끼리 경제협력과 교류를 실현하기 위해 채택하는 합의 문건인 만큼 국호를 써넣을 필요는 없다”고 했다.
이어 노동신문은 “우리 주장대로 또 지금까지의 관례대로 북남경제회담 북측대표단, 남측대표단이라고 하면 될 것”이라면서 “북과 남의 대화는 어떤 부분, 어떤 내용을 토의하든 통일 지향적이어야 하며 통일 위업 실현에 귀착돼야 한다”고 못 박았다.
1989년 11월 15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 제4차 예비회담의 사례도 그렇다. 본회담의 명칭과 관련해 우리 측은 ‘총리회담’, ‘고위당국자회담’을, 북 측은 ‘고위급 정치·군사회담’을 내세우며 이견을 노출하다 성과 없이 종료된 것이다. 당시 북측에선 백남준 정무원 참사가 단장으로, 우리측은 송한호 국토통일원 차관이 수석대표를 맡았다.
사료집을 보면 백남준 단장은 “회담 명칭을 정함에 있어 분열된 나라를 통일하려는 겨레의 염원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해진 현실발전의 요구도 반드시 고려돼야 하리라고 본다”면서 “고위당국자회담 또는 총리회담이라는 귀측(남측)의 회담 명칭엔 우리 인민의 통일이지가 잘 반영되어 있지 못하며, 나라와 나라 사이에서 일반적으로 호명되는 명칭이란 인상을 주나 우리(북측)의 고위급정치군사회담이란 명칭은 이런 측면도 신중히 고려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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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례는 최근 북한이 내세우고 있는 적대적 두 국가론과 적잖은 차이를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23년 12월30일 제5차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를 ‘동족 관계’가 아닌 적대적 두 국가관계로 규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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