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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최윤범 "주총서 누가 경영 자질 있는지 평가받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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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기타 주주가 선택…장기 비전 봐줬으면"
"투자 타임라인 10년 단축 시 문제"
"영풍과 회사 발전 위해 논의할 의향 있어"

"누가 더 회사를 성장시킬 비전을 가졌는지 평가받고 싶습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최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오는 23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영풍 ·MBK 연합과의 표 대결을 앞두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번 주총이 어떤 경영진이 회사를 바르게 이끌 것인지를 평가받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고려아연 제공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고려아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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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있는 경영진 선택해달라"

최 회장은 지난해 9월부터 영풍·MBK 연합과 공개매수를 통해 치열한 지분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양측 모두 과반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이번 임시 주총에 상정된 주요 안건들은 기타 주주들의 표심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고려아연은 이번 주총에 ‘집중 투표제’를 안건으로 올렸다. 집중 투표제는 보유 지분에 상관없이 선임하려는 이사 수만큼 표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로 소액주주 권한을 보호하는 데 목적이 있다. 최 회장은 "15~16% 수준의 기타 투자자들에게 지지를 얻는 게 가장 큰 목적"이라며 "지배구조와 관련해 제기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으로 보여줘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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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주주들이 단기적인 관점이 아니라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판단해 주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모펀드(PEF)인 MBK 특성상 장기 보유보다는 투자금 회수를 위한 엑시트를 추구할 수밖에 없지만 고려아연이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장기적인 투자와 발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MBK가 고려아연을 10년간 매각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시사한 것에 대해 "현 경영진은 최소 30~40년을 바라보고 과감한 투자를 진행해왔다"며 "이런 투자 타임라인이 10년으로 단축될 경우 회사의 성장 가능성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철금속 미래 달린 ‘구리’…이그니오가 핵심 역할"

최 회장은 인터뷰의 상당 시간을 ‘동(銅) 사업’에 할애했다. 동 제련으로 경영 능력을 입증해 보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고려아연은 현재 연간 3만t 수준의 동 생산능력을 2028년까지 15만t으로 5배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해 3분기에만 총 8332t의 동을 판매해 100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해 11월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이날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사외이사가 고려아연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현민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해 11월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이날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사외이사가 고려아연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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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와 비교하면 동 생산 규모에 비해 실적은 좋은 편이다. 핵심은 동 광석 대신 전자폐기물 등 부산물을 원료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그는 자원 리사이클링에 대해 "고려아연의 근본과 마찬가지인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동 제련에 필요한 원료를 확보하는 것 역시 리사이클로 이루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를 맡을 주체로 2022년 인수한 이그니오홀딩스를 언급했다. 이그니오홀딩스는 영풍·MBK 연합이 최 회장을 공격하는 핵심 가운데 하나다. 기업가치에 비해 비싸게 인수했다는 게 MBK 측의 주장이다.


최 회장은 "2~3년 뒤 더 저렴하게 인수할 수 있었을지 몰라도 그 시점까지 기다리면 우리가 원하는 사업 구조를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울산 LNG 발전소 투자도 10년을 바라보고 했다"며 "만약 해당 투자가 없었으면 전기료로 1년에 900억원은 더 지불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그니오의 실적에 대해선 "이번 연도에는 분명히 흑자 전환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동뿐 아니라 니켈 제련도 충분히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뛰어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니켈은 전기차뿐 아니라 배터리의 핵심 원료로 각광받고 있는데, 고려아연이 추진 중인 니켈제련소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공급망 형성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협력 열려있다…경영권은 별개"

최 회장은 자신을 순수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에게는 고려아연의 대주주인 영풍·MBK와 회사의 발전을 위한 논의를 해갔으면 하는 바람이 여전히 남아있다. 그는 "미래와 주주 가치를 생각하면서 함께 건설적인 방향으로 논의한다면 좋은 게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양사 관계가 악화한 가장 큰 이유에 대해 경영 능력 차이가 컸다고 말했다. 그는 "고려아연이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건 무모할 정도로 과감한 투자 덕분이었다"며 "양사 격차가 이미 상대가 안 될 정도로 벌어진 게 (관계 악화의)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영풍의 석포제련소와 고려아연의 온산제련소의 입지 차이가 있지 않냐는 질문에는 "아무리 입지가 좋지 않더라도 과감히 투자하고 문제를 해결하면 당연히 돌파구가 있지 않겠냐"고 답했다. 또 "영풍 경영진의 투자 방식을 감안하면 고려아연을 우리처럼 경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MBK가 맡게 된다면) 빠른 시간 안에 회사가 망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술인력 유출 가능성에 대해선 "중추적인 인물 서너명만 나가도 엄청나게 큰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최 회장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지배구조 문제를 적극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최 회장은 "집중투표제를 시작으로 주주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지배구조 논란을 불식시키고 사업에 전념해 에너지의 90% 이상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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