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안정이 투자유치 조건
홍콩의 추락서 교훈 찾아야
기업과 국민이 가장 큰 피해

[THE VIEW]한국 투자 매력 떨어뜨린 계엄
AD
원본보기 아이콘

2024년 12월3일 밤, 대한민국은 ‘국가의 비상사태’를 맞이했다. 대통령은 종북세력 척결 같은 시대착오적인 명분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군사력을 동원해 주요 기관들을 통제하려 했다. 이에 국회의장은 긴급히 의원들을 소집해 계엄 철회 및 국회의 기능 유지를 위한 비상 대응에 나섰고, 결국 계엄 해제 요구안이 표결로 가결됐다. 이로써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해제하고 계엄군은 철수했지만 이번 사태가 국민 개인의 삶과 국가 경제에 끼친 해악은 심대하다.


코스피는 폭락했으며 외국 자본은 빠르게 이탈했다. 글로벌 신용평가 기관들은 한국의 국가 신용도를 하향 검토하기 시작했고, 주요 국가들은 한국을 여행 유의 또는 위험국가로 지정했다. 외국 관광객 감소로 관광 수익도 직격탄을 맞을 것이다.

가장 큰 피해는 기업들이 입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불안정성이 부각되면 대기업들은 사업 확장과 신사업 발굴에 나서기 어렵다. 이미 국내 대기업들은 자금 사정 악화로 4만개의 일자리를 축소했으며, 채용 시장은 얼어붙은 상태다. 이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에게도 연쇄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대기업이 어려움을 겪으면 협력 중소기업의 매출 감소는 물론, 자영업자들까지 소비 감소로 인해 생존 위기에 내몰릴 가능성이 높다.


해외 기업과 투자금 유치 경쟁에서도 한국은 불리한 입장에 놓였다. 정치적 안정성은 경제 성장과 투자 유치의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이다. 특히 기술 및 IT 기업들은 장기적이고 일관성 있는 정부 정책을 바탕으로 사업 전략을 세우기 때문에, 정치적 리스크를 투자 결정의 핵심 요소로 간주한다. 최근의 계엄과 탄핵 사태는 한국의 투자 매력을 크게 떨어뜨리는 신호탄이 됐다.

미국은 규제 완화를 통해 글로벌 기술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으며, 아일랜드는 낮은 세율을 강점으로 다국적 기업들의 본사를 끌어들이고 있다. 싱가포르는 안정적인 정치 환경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아시아의 대표적인 비즈니스 허브로 자리 잡았다. 반면 한국은 반복되는 탄핵과 이번 계엄 사태로 인해 불안정한 국가 이미지를 고착화하며 기업들에 매력을 잃고 있다.


홍콩의 사례는 한국에 중요한 교훈을 준다. 중국의 정치적 통제로 인해 홍콩은 글로벌 기업들의 탈출이 가속됐고, 그 대안으로 싱가포르가 부상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틱톡 등 주요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아시아 본부를 싱가포르에 두고 있다. 싱가포르에는 4000곳의 다국적 기업들이 아시아 본부를 설립한 반면, 홍콩은 1300여 곳에 그치며 기업 유치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 한국 역시 이러한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결국 정치적 위기는 경제적 기반을 흔드는 직접적인 원인이다. 현재 한국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국가의 장기적인 경쟁력을 저해하는 악순환을 끊고 국민, 기업, 국제 사회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초당적인 협력을 기반으로 신뢰 기반의 정책과 투명한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정치적 갈등과 불안을 해소하고, 장기적으로 예측 가능한 정책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투자자와 기업들에 안정성과 성장에 대한 비전을 동시에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정치적 위기를 기회로 삼아서, 다시 한번 아시아의 중심국가로 자리매김할 기회를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AD

경나경 싱가포르국립대 컴퓨터과학과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