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현대 매출 감소… 신세계가 그나마 증가
30도 육박하는 늦더위에 의류 판매 저조 영향
연말 특수로 반등 노려… 15일부터 정기세일
고물가와 소비침체로 어려움을 겪은 백화점 업계가 올해 3분기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냈다. 늦더위가 기승을 부린 날씨까지 악재로 작용하며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다만 크리스마스와 연말 특수가 낀 4분기에는 실적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는 올해 3분기 외형 성장에서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롯데와 현대의 3분기 백화점 매출은 각각 7553억원과 5683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0.8%, 2.1% 감소했다. 신세계는 매출 6196억원으로 2.5% 늘어나는데 그쳤다.
매출이 부진한 것은 예년보다 따뜻한 9월 날씨로 가을 의류 판매가 저조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백화점에서 아웃도어(야외활동복), 스포츠, 여성·남성 패션, 아동, 골프 등을 아우르는 의류 매출 비중(연간 기준)은 40∼50%로 꽤 높은 편이다. 하지만 9월 말까지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특수를 전혀 누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말 공개한 9월 유통업계 매출 분석에 따르면 백화점의 여성 정장(-9.0%), 여성 캐주얼(-3.4%), 남성 의류(-8.2%), 아동·스포츠(-1.8%) 등 거의 모든 패션 상품군의 매출이 감소했다. 이 여파로 백화점 업계 전체 매출도 코로나19 사태 와중이던 2020년 4분기(-6.0%) 이후 15개 분기 만에 처음으로 -0.7% 역성장을 기록했다.
매출 부진은 영업이익 악화로 이어졌다. 3분기 사별 영업이익을 보면 롯데가 707억원, 신세계가 883억원, 현대가 710억원으로 각각 8.0%, 5.0%, 11.0% 감소했다.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판매·마케팅비와 인건비 등 고정 비용은 불어나는데 매출이 이를 떠받치지 못하면서 큰 폭의 영업이익 축소를 감수해야 했던 것이다.
다만, 4분기에는 업황이 다소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전통적으로 연말로 향해가는 4분기는 백화점 업계의 최대 성수기로 꼽힌다. 날씨가 변수가 되겠지만 겨울이 깊어 길수록 동절기 패션 매출이 눈에 띄게 좋아지기 때문이다. 백화점 3사는 당장 오는 15일부터 겨울 정기세일을 시작해 실적 개선의 기회를 엿볼 방침이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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