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3일 올해 1분기 우리나라 중립금리가 -0.2~1.3% 수준으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한은 도경탁 과장 등 연구팀은 지난 5월 'BOK 국제콘퍼런스'에서 이같이 추정을 내놓은 데 이어 이날 같은 내용으로 '한국의 중립금리 추정'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없이 물가가 안정된 상태에서 자금의 공급과 수요를 맞출 수 있는 이론적 금리 수준을 가리킨다. 실질금리가 이 중립금리 범위보다 높으면 긴축적, 낮으면 완화적으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선행 연구에서 제안된 4가지 모형을 활용해 추정한 결과, 한국의 장기 중립금리가 오랜 기간 하락하다가 코로나19 이후 하락세를 멈추고 소폭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2000년 1분기 1.4~3.1%에서 2020년 1분기 -1.1~0.5%로 지속해서 내렸다가 올해 1분기 -0.2~1.3%로 다시 올랐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의 추정치도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흐름을 나타냈다.
연구팀은 이 같은 흐름에 대해 "생산성과 잠재 성장 변화, 인구구조 변화, 안전자산 수요와 공급, 글로벌 중립금리의 파급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인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중립금리 변동에는 잠재성장률 등 대내요인뿐만 아니라 미국의 정책금리 등 대외요인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인공지능(AI) 관련 생산성 증가, 기후변화 대응 등을 중립금리 상방 요인으로, 인구 고령화 지속, 잠재성장률 하락 등을 하방 요인으로 각각 꼽았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5월 콘퍼런스에서 "금융안정도 고려해 중립금리를 추정하려고 한다"며 "금융안정을 고려한 중립금리는 물가안정만 고려한 중립금리보다 약간 높게 나타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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