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해외 의료 인력 영입에 사활
빈 그룹도 韓 의사 확보에 파격 조건
정부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한국을 등진 일부 의사들이 '베트남'으로 떠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이 쏠린다.
17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내달 2일 베트남 호찌민의대에서 실시될 예정인 '외국인 의사 대상 영어 시험'에 한국 의사 30명 이상이 응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이미 지난달 말 호찌민을 방문해 시험 전 필수 절차인 신체검사도 받았다고 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자료를 보면, 베트남은 의료 기술 수준이 높은 국가 출신 의사들에게 자국 면허증 등 공증 서류만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지 신체검사, 의료인 영어 시험은 필수로 통과해야 한다. 해당 자격 절차는 코로나19 당시 약 3년간 중단됐다가 최근 재개된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은 특히 다낭 등 유명 관광지에 한국인 관광객이 몰리면서 '경기도 다낭시'라는 말이 화제가 될 정도다.
베트남은 만성적인 의사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2020년 기준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0.99명으로, 한국(2.5)명의 절반에 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런 배경에 베트남은 해외 인재 유치에 적극적이다. 이 때문에 한국 의사들의 베트남 진출 기회도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베트남의 삼성전자'라는 별명을 가진 문어발 대기업 '빈 그룹'의 의료 계열사 '빈멕 헬스케어 시스템'이 제시한 의사 대우도 화제가 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5~6월 한국 출신 내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전문의 등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인재 영입에 나섰다. 베트남 하노이 소재 4000㎡ 규모 최신식 병원에서 근무할 한국 의사를 모집 중이며, 주 44시간 근무, 월 급여 3000만원, 주거 지원금 800달러(약 108만원) 등 조건을 제시했다. 국내와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액수이지만, 한국보다 물가가 훨씬 저렴한 베트남에서는 파격적인 연봉 조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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