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주총 앞두고 사전투표 진행
캐시우드 등 親테슬라 투자자들 찬성표 던져
테슬라 주주총회를 하루 앞두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77조원 보상 패키지 지급' 찬반 투표가 진행된 가운데, 지급 찬성이 반대를 압도적인 격차로 따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서 "두 가지 주요 주주제안이 모두 큰 격차(wide margin)로 통과 중"이라며 "보내주신 성원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테슬라는 머스크 CEO에 대한 560억달러 상당의 스톡옵션 보상 재승인 및 텍사스로의 테슬라 본사 법적 이전 등 안건에 대한 사전투표를 진행했다. 사측은 테슬라 연례 주주총회 하루 전인 이날 오후 10시59분(중부 표준시)을 투표 마감 기한으로 설정했다. 최종결과는 13일 주주총회에서 발표된다.
사전투표 집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대형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가 합쳐져 ??'찬성'이라는 결과가 나왔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머스크 CEO의 오랜 지지자로 알려진 캐시우드의 아크 인베스트먼트와 로널드 바론이 이끄는 바론펀드가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확인됐다. 바론 CEO는 머스크 CEO의 보상 패키지를 지지하는 공개서한을 통해 "머스크가 없었다면 테슬라는 없었을 것"이라며 "이번 투표로 머스크 CEO가 회사에 남을지 여부가 결정될 수도 있다"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르웨이의 국부펀드, 캘리포니아주 공무원연금(CalPERS·캘퍼스)은 예정대로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테슬라 주주들이 자신에 대한 보상 패키지를 지지한다는 사실을 입증해 재판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자 했던 머스크 CEO로서는 한시름 놓게 됐다. 앞서 머스크 CEO는 2018년 테슬라 이사회로부터 560억달러(약 77조원) 상당의 스톡옵션 보상안 지급을 승인받았으나, 한 소액주주의 무효소송으로 제동이 걸린 상태다. 항소심은 오는 7월 개시될 예정이다.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캠퍼스의 기업 거버넌스 전문가인 아담 바다위 법학 교수는 "(테슬라)주주들이 기존 안건을 승인하더라도 델라웨어 법원이 그 투표가 유효하도록 허용할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파이퍼 샌들러의 알렉산더 포터 애널리스트는 이번 사전투표 결과를 두고 "아직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고 보상 패키지는 여전히 불법으로 간주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델라웨어 판사가 앞서 제한적인 주주 공개를 이유로 해당 보상 패키지를 무효로 했던 만큼 이번에 강화된 공개 투표를 통해 새롭게 승인된 보상안에 문제를 또다시 제기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의 주가는 전장보다 3.88% 오른 177.2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캐시우드가 이끄는 아크 인베스트먼트가 테슬라 2029년 목표주가를 현재 수준보다 15배가량 높은 2600달러로 제시한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크 인베스트먼트는 향후 5년 이내에 출시될 로보택시가 테슬라 기업가치 및 수익의 90%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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