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올해 금리 인하 전망 3차례→1차례로 바꿔
미국 9월께 기준금리 인하하면 한은 10월, 11월 인하 전망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기준금리 인하 전망치를 종전 세 차례에서 한 차례로 바꾸면서 한국은행의 연내 기준금리 인하도 한 차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전일 창립 기념식에서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마지막 구간에 접어들었지만 섣부른 기준금리 인하는 지양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Fed는 12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5.25~5.50%로 동결했다. 이날 공개된 새 점도표(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표시한 도표)에서는 올해 말 금리 전망치 중간값이 5.10%로 제시됐다. 3개월 전 예측치인 4.6%보다 0.5%포인트 올라갔다. 이는 올해 세 차례 인하 전망에서 한 차례로 전망치가 낮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Fed가 오는 9월이나 11월께 기준금리를 한 차례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연방기금금리선물(Fed Funds Futures)에 반영된 9월 금리 인하 확률은 58.3%에서 64.5%로 올라갔으며 11월 금리 인하 확률은 88.6%에서 102.5%로 상승했다.
한은 4분기에 기준금리 인하 관측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예상시점이 뒤로 밀리면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도 빨라야 오는 4분기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은은 그간 물가 안정에 대한 확신이 들기 전까지는 기준금리를 내리기 어렵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이 총재는 전일 창립 74주년 기념사에서 "섣부른 기준금리 인하가 물가를 자극해서 다시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그때 감수해야 할 정책비용은 훨씬 더 클 것"이라며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현재의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마지막 구간에 접어든 지금 섬세하고 균형 있는 판단이 필요하다"며 "로마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천천히 서두름(Festina Lente)'의 원칙을 되새길 때"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도 한은이 7월과 오는 8월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을 유력하게 본다. 4분기 들어서 10월이나 11월에 한 차례 정도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3분기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예측이 많았는데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지연되면서 현재는 전망시점이 4분기로 밀렸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이 올해 9월에 기준금리를 한 번 정도 내리면 한은도 10월이나 11월에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미국의 통화정책이 중요해진 현재 상황에서 한은이 미국보다 앞서서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현재 여건에서 한은이 미국보다 금리를 먼저 내리기는 힘들다"며 "미국이 먼저 금리를 내리고 한은은 오는 10월께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한은은 기본적으로 Fed의 통화정책 방향 전환을 확인한 후 움직일 것"이라며 "오는 9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와 10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한다"고 밝혔다.
정부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 지속, 시장 변동성 유의해야"
한편 이날 오전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미국 금리 인하의 시기와 폭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유럽·캐나다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등 주요국별 통화정책이 차별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를 위해서는 디스인플레이션에 대한 추가 확신이 필요하며 그 속도도 예상보다 더뎌질 수 있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며 "향후 물가와 고용 등 주요 지표의 움직임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수시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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