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매체·온라인서 '룽' 표기 힘 얻어
"악 상징하는 서양 드래곤, 중국 용과 달라"

'푸른 용의 해' 갑진년을 맞아 중국에서 전설 속 동물 '용'의 공식 영문 표기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받고 있다. 7일 중국 매체 양쯔완바오는 "'용'을 영역할 때 악을 상징하는 'Dragon'(드래곤)에서 행운을 부르는 'Loong'(룽)으로 바꾸자는 목소리가 온라인에서 힘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베이징의 용 형상물.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의 용 형상물.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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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용의 영문 표기를 두고 논쟁을 벌인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런 주장의 배경에는 서양의 드래곤과 중국의 룽이 전혀 다르다는 생각이 자리하고 있다. 큰 날개를 지닌 드래곤은 종종 악의 상징으로 묘사되는 데 비해, 날개가 없는 룽은 행운의 상징이라는 것이다. 드래곤은 검은색, 룽은 황금색으로 표현된다는 차이도 있다. 따라서 룽으로 번역할 때 더 정확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특히, 2024년 푸른 용의 해를 맞아 '룽' 번역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 CCTV의 영어 채널 CGTN은 지난달 9일 한 행사 소식을 전하면서 용의 해를 'Loong Year'로, 용춤은 'Loong Dance'로 번역했다. 모바일 메신저 위챗의 한 계정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10명 중 9명이 드래곤 대신 룽을 선택하기도 했다.


서양에서 형상화된 용의 모습.

서양에서 형상화된 용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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룽이 더 정확한 번역이라는 주장은 이미 20여년 전 학계에서 나왔다. 화동 사범대 커뮤니케이션학부 황지(黃吉) 부교수는 지난 2006년 용을 드래곤으로 번역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2015년 중국의 최고 국정 자문기구 전국인민정치협상회 위원들은 용의 영어 번역을 더 명확히 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재 대부분 중국 교과서에서는 여전히 드래곤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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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룽' 표기는 1809년 당시 중국에 방문한 영국의 한 선교사가 논어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처음 이뤄졌다. 중국 최초의 중앙처리장치(CPU) '룽신'(Loongson)이나 전설의 액션스타 이소룡(리샤오룽)의 로마자 표기(Lee Siu Loong)에서도 '룽'을 발견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룽(Loong)의 가운데 'oo'가 용의 눈을 닮았다거나, 중국어 발음을 직역한 'Long'보다 장음이라 기다란 용의 외형을 잘 표현한다는 해석도 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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