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정 양립 사회' 전환 시급
예비 가족친화인증 단계 도입 검토
인센티브 확대, 더 논의해야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아시아경제와 만나 그간 인구 문제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가 위원회라는 특성상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구와 가족이 결합된 형태의 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경우 현재의 체제로선 가족 분야를 담당하는 여가부의 흡수 개편이 이뤄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양성평등 기획-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양성평등 기획-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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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일문일답.

-여가부 장관으로 온지 거의 2년이 다 돼 간다. 임기 중 가장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문제를 하나만 꼽는다면.

▲여가부가 맡는 일이 여러가지이지만, 가족 업무가 강화되고 있고 이는 저출산과 직접 연계된 것이 많다. 그래서 나는 대한민국이 '일·가정 양립이 되는 사회'로 급속히 전환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이미 결혼과 출산은 선택이 된 사회가 됐기 때문에 직장을 잡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도 내 자리를 유지하고, 커리어를 유지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우리 사회가 조금씩 변화는 하고 있는데 아직 더디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여가부가 올해 속도를 많이 낼 것이다.

-저출산과 인구 문제 해결에 있어서 여가부의 역할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나.

▲지금의 기능으로서는 '서포트'라고 본다. 인구 문제는 여러 부처에 산재돼 있는데, 현재 주무 부처는 보건복지부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다. 이중 여가부는 일·가정이 양립하는 문화를 확산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연내부터 여가부는 중소기업 가족친화인증기업을 현재 1%(4110개) 수준에서 10%(약 4만개)까지 늘려보려고 한다. 중소벤처기업부, 고용노동부, 기획재정부 등과 같이 협업해 가야 하는 사안이기도 하다.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있나.

▲현재 가족친화인증보다 더 낮은 기준으로 해서 '예비 가족친화인증' 단계를 만드는 안을 고심 중이다. 만약 10가지 정도의 기준을 넘어야 인증을 해준다고 치면, 이제는 5개라도 기준을 충족하면 인증을 해주는 것이다.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 기업들이 시작이라도 하게 되면 가족친화제도에 참여를 더 독려하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현재 저고위가 20년간 존속하면서 저출산 문제를 논의하는 역할을 맡아 왔다. 최근 들어 성과 면에서 뚜렷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는데, 현재의 방식대로 저고위가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보나.

▲그래서 나는 인구 부처가 필요하다고 본다. 위원회는 법률에 대한 권한과 예산을 직접 짤 수 있는 부분이 없다. 저고위가 굉장히 많은 일을 하고 노력을 하지만, 위원회라는 형태 때문에 기능을 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총선 공약에 인구부를 신설하겠다고 나온 이유도 같은 것이다.


-국회에서는 여성가족위원회 법안소위가 8개월째 열리지 않고 있다. 국회에서는 여가부의 역할도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데 현 상황에 대해 어떻게 진단하나.

▲여야가 합의를 해서 빨리 처리해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싶다. 그것을 핑퐁 하듯 부처 책임이라고 말하는 것은 정치적인 입장 같다. 저희는 누누이 여당에도, 야당에도 법안소위를 열어서 중요한 민생 법안을 처리해달라고 말씀드렸고 그게 국회의 중요한 역할이 아닌가 싶다.


-중소기업을 만나보면 가족친화인증기업에 부여하는 인센티브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현재 인센티브가 지자체별·기관별로 다르다는 점도 지적되는데, 혜택을 통일하던가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할 생각이 있나.

▲인센티브에 대해서는 당연히 논의를 해야 한다. 방문했던 기업들에선 결국 법인세 감면이나 세액 공제가 필요하다는 말을 많이 했다. 기재부도 저출산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에 대해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제 논의가 더 잘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이돌봄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는데, 현재 예산으로 추진이 가능한 건가.

▲현재 운영하고 있는 아이돌봄 서비스 예산은 지난해에 비해 1132억원, 30% 가까이 증액됐다. 문제는 국회에서 법이 아직 통과가 안된 것이다. 국회 법이 통과돼야 민간 육아 도우미에 대해서도 자격증제를 부여하고 질 관리를 할 수 있다.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처 차원에서 더 노력할 수 있는 것 있나.

▲여성 새로일하기센터에서 기업이 9개월 이상 인턴 고용 유지를 하게 되면 고용 장려금을 준다. 인턴으로 고용된 사람들에 대해서는 센터에서 6개월, 12개월 단위로 사후 관리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전국에 새일 센터가 159개가 있는데, 지역별로 편차는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올해는 지역 산단에 연결을 해서 지역에 맞는 일자리를 좀 더 연결하려고 하고 있다.


-일·가정 양립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했다. 여가부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결국 일·가정 양립을 잘하기 위해서라도 양성평등의 문화가 굉장히 중요하다. 같이 일하고 같이 돌보는 문화가 사회 전반으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


-장관직은 언제까지 수행할 것 같나.

▲제가 알 수 없다. 누가 하더라도 다 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양육비 대지급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어디까지 논의됐나.

▲지금 국회에서는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이 2월에 '원포인트 국회'를 열겠다고 한 상황이다. 선지급에 대해선 여야가 별로 이견이 없는 것 같다. 국회에서 법만 통과된다면 급물살을 탈 수 있다고 생각된다.


-지난해 여가부에서 여성 성폭력 상담소 관련 예산이 많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가정폭력·성폭력 상담소 통합으로 인력이 줄고, 지원이 축소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상담소를 통합한 건 기금의 이원화 문제 때문이었다. 가정폭력 상담소는 양성평등 기금을 사용하고, 성폭력 상담소는 법무부의 범죄피해자 보호기금을 사용하게 돼 있어서 통합 운영돼야 할 필요가 있었다. 기금이 합쳐져서 운영되면 당연히 성폭력 상담소도 통합 상담소로 이전이 될 것이다. 오히려 일하는 사람은 늘고, 서비스의 질은 늘어날 것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지난달 발표한 ‘여성 신규 공무원 병역 의무화’ 공약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저출산 등 인구 감소 때문에 군 병력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직업 군인을 늘리는 방안은 필요하다. 그러나 일반 사병의 여성 징병제는 굉장히 신중한 사회적인 합의가 선행돼야 하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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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공약으로 나온 '출산 지원금'과 같은 지원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바라보나.

▲저도 현금 지원에 대한 연구를 한 적이 있다. 출산 장려금 지원은 효과가 아예 없는 것이 아니지만, 지금으로부터 7~8년 전부터 효과에 대한 이야기가 없어졌다. 단순 현금 지원만으로 해결할 순 없다. 너무 돈이 없는 경우에는 현금 지원이 있으면 아이를 낳을 순 있겠지만 한국은 지금 그런 나라가 아니다. 학교에서 아이를 봐주고, 직장에서 아이가 아플 때는 언제든지 휴가를 낼 수 있고, 그런 시스템이 다 받쳐줘야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것이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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