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리스크 관리·공격적 인수합병 포석
법조인 역할 커지며 ‘러브콜’ 잇달아
게임업계가 법조인 출신 경영인을 앞다퉈 선임하고 있다. 등급 분류, 확률형 아이템 등 고질적인 ‘규제 리스크’를 관리하면서도,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기업의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인 게임 기업 ‘넷마블’은 법조인 출신 대표의 취임을 앞두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 3일 신임 각자 대표에 김병규(50·사법연수원 38기) 경영기획 담당 임원(부사장)을 승진 내정했다고 밝혔다. 오는 3월 주주총회 승인 등을 거쳐 선임 절차가 마무리된다.
김 부사장은 서울 영동고,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2005년 제47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법무법인 서정을 거쳐 삼성물산 법무팀에서 팀장으로 일하다 2015년 넷마블에 입성, 경영정책 실장과 경영정책 상무 등을 두루 거쳤다. 이후 세무 관련 스타트업 기업인 자비스앤빌런즈의 부사장 겸 최고위기관리책임자(CRO)를 역임했다. 그는 2022년 다시 넷마블에 복귀해 기획·법무 영역의 총괄 경영 리더로 활약했다. 전략기획·법무·정책 분야에 탁월한 능력을 선보였으며, 방준혁 의장과 권영식 대표집행임원의 ‘믿을맨’으로 통한다.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11일 박병무(63·15기) VIG파트너스 대표를 공동대표 후보자로 영입했다. 경영, 전략, 투자에 대한 박 대표의 능력을 높이 산 결정이다. 그는 조만간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대표직에 선임된다.
수재들이 모이는 법조계에서도 ‘천재’로 통하는 박 대표는 서울대 법대 입학 당시 서울대 전체 수석을 차지하고, 대학교 3학년 때 1982년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김·장 법률사무소를 거쳐 로커스홀딩스(플레너스엔터테인먼트) 대표, 뉴브리지캐피탈 대표, 하나로텔레콤 대표이사를 지냈다. 2010년 보고펀드 공동대표로 취임하고 2014년부터 VIG 파트너스를 이끌고 있다.
라인게임즈에서는 박성민(41·39기) 대표가 사령탑을 맡고 있다. 판사 출신의 박 대표는 2022년 2월 법복을 벗고 같은 해 라인게임즈에 합류했다. 리스크관리실장을 거쳐 지난해 2월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그는 취임 후 리스크관리에 기반한 본인의 능력을 발휘, 자회사 직원 권고사직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시행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 8월부터 니즈게임즈의 대표도 겸임하고 있다.
‘애니팡’으로 알려진 게임사 선데이토즈(현 위메이드플레이)에는 김정섭(62·30기) 전 대표가 있었다. 김 전 대표는 2001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조흥은행 M&A팀 변호사, 엠브이피파트너즈 대표이사, 법무법인 정평·제이피 변호사로 일했다. 2014년부터 선데이토즈에서 감사, 사외이사, 감사위원장을 역임하고 2017년부터 스마일게이트홀딩스 투자전략담당 전무를 맡다가 다음 해 선데이토즈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2022년 2월 사임했다.
법조인을 중용하는 게임회사들도 늘고 있다.
지난해 엔씨소프트는 김·장 법률사무소 출신의 김해마중(47·32기) 변호사를 글로벌 리스크관리 책임자(전무)로 영입했다. 이홍우(48·38기) 전 넥슨코리아 법무실장은 2019년 NXC 사업지원실장에 선임됐다. 그는 NXC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쳐 현재 감사를 맡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 IP, M&A… 법조인향하는 ‘러브콜’
게임업계가 법조인 출신의 인재를 찾는 이유는 뭘까. 업계 전문가들은 고질적인 규제리스크에 시달리는 게임 시장의 특성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게임산업에 대한 정부 규제는 뿌리가 깊다. 청소년의 인터넷 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셧다운제’로 촉발된 규제는 최근 ‘확률형 아이템 규제’로 번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3일 넥슨코리아에 유료 아이템 확률 조정을 이유로 과징금 116억 원을 부과했다. 오는 3월부터 확률형 아이템 관련 정보의 공개를 의무화하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시행된다. 이에 따라 정부 규제에 대응하며 법률에 근거해 전략적 판단을 수행하는 법률가들이 귀한 몸이 됐다는 것이다.
게임을 둘러싸고 지식재산권(IP) 분쟁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법무법인 태평양의 민인기(50·32기) 엔터테인먼트&스포츠팀 팀장은 “캐릭터 등 게임 디자인에 대한 저작권 분쟁, 영업기밀 유출을 둘러싼 분쟁이 이어지는 게임 산업의 특성상 법률가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게임 기업들이 M&A에 열을 올리며, 전문가로서 법조인의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엔씨소프트는 2조 원가량의 현금 자산을 손에 들고 자사의 IP를 확장해줄 의미있는 M&A 딜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 M&A 분야에서 굵직한 성과를 낸 박 대표를 공동대표 후보자에 선임했다는 분석이다. 김정섭 대표가 이끌던 선데이토즈도 2021년 12월 게임 개발 회사 위메이드에 인수된 뒤 위메이드플레이로 사명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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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정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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