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예수 옆에 두 엄마…성탄절 장식에 伊 '발칵'
"다양한 가족상 보여주려 만들어" 주장에
"위험할뿐 아니라 수치스럽고 불경스러워"
이탈리아의 한 성당에서 성탄절을 맞아 아기 예수와 성모 마리아, 불상의 여인을 장식해 논란이 일었다.
성탄 구유 옆 성모 마리아와 한 여인…"교황의 뜻과도 일맥상통해"
이탈리아 카포카스텔로 디 메르콜리아노 마을에 위치한 성 베드로와 바오로 성당에 등장한 성탄 구유. 예수와 마리아, 성 요셉이 등장하는 전통적인 성탄 구유와 다르게 요셉이 빠지고 한 여성이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나폴리에서 동쪽으로 차로 1시간 가량 떨어진 아벨리노 지역의 성 베드로와 바오로 성당에는 성탄 구유(아기 예수가 태어난 베들레헴 마구간의 장면을 재현한 장식물)를 장식하면서 아기 예수 왼쪽에는 마리아, 오른쪽에는 누군지 알 수 없는 여성을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통적으로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 요셉이 등장하는 장식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비탈리아노 델라 살라 신부는 이런 장면을 연출한 이유를 두고 "이 장면을 통해 전통적인 가족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교구에서는 새 유형의 가족에 속한 아이들을 점점 많이 볼 수 있는데, 별거하거나 이혼한 가정·동성애자 커플·독신자·어린 여성의 자녀들이 바로 그들"이라고 부연했다.
살라 신부는 자신의 행동이 최근 동성 커플도 가톨릭교회에서 사제의 축복을 받을 수 있다고 공식 선언한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뜻과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8일 교황청 신성교리성은 '간청하는 믿음(Fiducia supplicans)'이라는 제목의 교리 선언문에서 동성 커플이 원한다면 가톨릭 사제가 이들에 대해 축복을 집전해도 된다고 밝혔다. 이 선언문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공식 승인을 받았다.
비록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은 교회의 정규 의식이나 미사 중에 집전해선 안 되고 혼인성사와는 다르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동성 커플을 배제하는 가톨릭교회의 전통과는 다른 역사적 결정을 내린 것이다.
아기 예수는 요셉의 아이 아닌데도…"대리모 정상화하는 장식" 논란
하지만 해당 장식은 이탈리아에서 논란이 됐다.
집권 우파 연정에 속한 전진이탈리아당(FI)의 마우리치오 가스파리 상원의원은 "성 소수자가 노는 공간은 (아기 예수와 성모 마리아, 성 요셉이 있는) 성 가족에 대해 존경과 헌신을 가진 모든 사람을 항상 불쾌하게 한다"라고 비난했다.
생명과 가족을 위한 모임을 표방하는 단체인 '프로 비타&파밀리아'는 "위험할 뿐만 아니라 수치스럽고 불경스럽다"면서 이 성탄 구유가 가족에 대한 성당의 가르침과 모순되며 동성 부모와 대리모를 정상화했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에서는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갖는 것은 불법이며, 의회는 해외에서 대리모를 이용하는 커플도 처벌하는 법안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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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은 "가톨릭 신자가 많은 이탈리아에서 예수 탄생 그림은 인기가 있지만 최근 몇 년간 사회가 세속화, 다문화화 되면서 이런 그림들은 점점 문화전쟁에 휩싸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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