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시가총액 1위 기업 와이어카드 COO
사건 직후 자가용 비행기로 도주

유럽 최대 전자결제 업체인 독일 와이어카드의 사내 보유금 19억 유로(약 2조7000억원)와 함께 사라진 얀 마르살레크 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러시아 정보당국의 첩보원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서방 정보당국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 같은 소식을 알렸다.

와이어카드 전경.[사진=연합뉴스]

와이어카드 전경.[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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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살레크는 1980년 오스트리아에서 출생한 체코 이민자 3세로, 고등학교를 중퇴한 뒤 독학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웠고 19세인 1999년 소프트웨어 회사를 설립했다.

이후 인터넷 포르노와 도박 사이트를 대상으로 했던 신생 송금 업체 와이어카드에 합류해 독일 증권시장에 상장될 만큼 성장시켰다.


와이어카드는 한때 각종 송금 액수가 1년에 1400억 달러(약 182조원)를 넘어서며 미국 전자결제업체 페이팔의 경쟁자로 꼽히기도 했다.

마르살레크는 독일 뮌헨에서 월세 3만5000유로(약 5000만원)의 고급 주택에 거주할 당시 종종 동료들에게 자신과 국제 스파이 조직의 관계에 대해 언급했으나, 동료들은 이를 모두 농담으로 받아넘겼다.


각국 정보당국은 마르살레크가 와이어카드 경영자로 일하며 비밀리에 러시아 정보당국을 위해서도 활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마르살레크는 독일 정보기관이 와이어카드를 통해 송금한 내역 등 각종 정보를 러시아에 전달했고, 러시아의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자금 이체 과정에서도 역할을 했다.


또, 러시아군 정보기관 총정찰국(GRU)과 대외정보국(SVR)이 중동과 아프리카 등 각국에서 암약하는 러시아 요원과 협력자에게 자금을 보내는 것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검찰은 마르살레크가 러시아 정보기관이 영국에서 운영하는 5개의 첩보원 조직을 관리하는 등 10년 가까이 러시아 정보당국을 위해 일한 것을 확인했다.


마르살레크의 이중생활은 지난 2020년 6월 언론이 와이어카드의 회계 부정 의혹을 제기한 후 특별감사에서 실제로 사내 보유금 19억 유로가 사라졌다는 사실이 확인되며 막을 내렸다.


마르살레크는 사건 직후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벨라루스로 탈출했다. 이후 모스크바로 이동해 러시아 국적과 함께 새로운 이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마르살레크는 현재 최소 수억 달러에 달하는 외부 투자자들의 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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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어카드는 파산했고, 마르쿠스 브라운 전 최고경영자(CEO)는 분식회계 혐의로 체포돼 재판받고 있다. 그는 사라진 19억 유로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이소진 기자 adsurd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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