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변협회장 "사설플랫폼과 경쟁 피할 수 없다면 정면으로 맞설 것"
김영훈 대한변호사협회(이하 변협) 협회장이 5일 사설 법률플랫폼과 관련해 "사설플랫폼을 전면적으로 금지할 수는 없다는 시대적 흐름을 직시했다"라며 "경쟁을 피할 수 없으면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는 생각에 공공플랫폼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김 협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한변협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변협이 자체 개발해 운영 중인 공공 법률플랫폼 '나의 변호사'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말했다.
다만 그는 사설플랫폼에서의 특정 변호사의 과도한 수임이 알고리즘 조작이 의심될 정도에 이른다면 규제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협회장은 "처음부터 법률 시장을 사설플랫폼이 독점하는 상황이 오면 국민들에게 커다란 불행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플랫폼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지난 집행부의 정책에 전적으로 동의를 했습니다만, 그렇게 전면적으로 금지되는 상황이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라는 시대적 흐름 또한 직시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경쟁을 피할 수 없으면 두려워하지 말고 정면으로 맞서야 된다라는 생각 하에 나의 변호사 공공 플랫폼 개발을 함으로써 경쟁을 준비해야 된다라는 생각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떠밀려서 정책을 바꾼 게 아니고, 선거 공약이 거짓말도 아니다"라며 "사설플랫폼이 법률 시장에 적합하지 않다는 데 대해서는 여전히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우리가 민주주의 국가이기도 하고, 자본주의 국가이기도 하고 거기에 대해서 억지로 한다고 해서 그 댐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또 수문도 필요한 것이고 그래서 저는 애초부터 금지를 유지하되 미리 준비는 해야 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나의 변호사를 만드는 데 주도를 해서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김 협회장은 "수익을 취하지 않고 하는 공공플랫폼이 잘 작동이 되면 사설플랫폼은 필요 없을 수 있다는 그런 생각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협회장은 사설플랫폼 가입 변호사들에 대한 추가 징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 부분이 사실 좀 고민이었다. 애초 말씀드렸듯이 (징계받은 변호사) 123명 중에 지금 (수임 건수가) 1000건이 넘는 분들에 대해서는 징계를 유지해야 된다고 주장을 했는데 일괄 (취소) 처리가 됐다"라며 "그래서 남아 있는 분들도 기왕의 이유로 선별 처리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불공정한 운영을 통해서 이렇게 계속되는 경우에 별도로 징계는 필요하다"라며 "이는 동일한 차원으로 보면 곤란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협회장은 "그 부분은 용어를 좀 조심해서 써야하는 게 추가 징계나 재징계가 아니라 새로운 기준에 의해서 필요한 만큼의 규제가 돼야 된다라고 생각한다"라며 "그 부분은 우리 회원들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동의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어쨌든 허용이 되더라도 적정하게 운영이 돼야 되는 것 아니겠느냐"라며 "그리고 그렇게 의심스러운 그런 상황을 만들면 안 되겠죠. 아마 그런 차원으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답변 말미 김 협회장은 "그런 것까지 하지 마라 그러면 변협이 문 닫아야 될 수도 있다"라고 얘기하며 웃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오후까지 이어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고도화된 '나의 변호사' 안내 및 법률플랫폼 대응 ▲국선 변호사 보수 개선 방안 ▲대한변협·청년변호사 해외진출 및 '나의 변호사' 수출 ▲대법원장, 공수처장 추천 ▲2024년 직역통합 논의모색 ▲ACP(변호사-의뢰인간 비밀유지권) 법제 추진 현황 및 국회대관업무 강화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이날 김 협회장은 간담회 초반 인사말에서 "격의 없이 편안하게 다양한 주제에 관해서 얘기를 나눴으면 한다"고 밝힌 뒤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솔직한 답변을 내놨다.
그는 최근 기능을 대폭 강화한 '나의 변호사'의 최대 강점을 신뢰성으로 꼽았다. 운영 주체가 모든 변호사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변협이라는 법정단체인 만큼 사설플랫폼에 비해 변호사의 양과 질 차원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그는 '나의 변호사'에 변호사 경력 등 정보를 업로드하기 위해서는 증빙자료 제출을 통해 지방변호사회의 승인을 받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과장광고나 허위광고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점도 사설플랫폼과의 차별점으로 꼽았다.
김 협회장은 비현실적인 국선변호사 보수를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2007년 1건당 45만원으로 책정된 국선변호사 보수는 15년간 인상되지 않다가, 올해 5만원이 인상됐다. 2024년에는 1건당 보수를 60만원으로 인상하고, 국선전담변호사에 대해서는 비용 보전을 위해 월 100만원씩 추가 지급하기 위한 예산 127억원을 편성했지만 기획재정부에서 5~6억만 남긴 채 121억원을 삭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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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김 협회장은 직접 발 벗고 나서 여야 법사위원들을 설득했고, 15년간 제자리에 머물렀던 국선변호사 비용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여야 위원들이 모두 동의해 다시 증액된 예산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올라가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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