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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절반 "내년 투자 계획 없거나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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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 500대 기업 내년 투자계획 조사
45%만 계획 수립
계획 수립 기업 28.8% "올해보다 확대"

고금리·고환율과 중동 및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경기 회복 지연 등 대내외 불확실성 지속으로 내년 경제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대기업의 절반 이상이 내년도 투자 계획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투자 계획을 수립한 기업 중에서는 내년 투자 확대를 전망한 기업 비중이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신호도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4년 국내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131개사)의 55.0%는 내년도 투자계획을 아직 수립하지 못했거나(49.7%), 투자 계획이 없다(5.3%)고 답변했다고 4일 밝혔다.

투자 계획을 수립한 기업은 전체의 45%로, 이 중 61.0%가 투자 규모를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답했다. '올해보다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기업은 28.8%, '축소하겠다'는 기업은 10.2%였다.

[제공=한경협]

[제공=한경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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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확대' 뜻을 밝힌 기업 비율은 지난해 조사 때(13.5%)보다 15.3%포인트 상승했다.


한경협은 이에 대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이 지속돼 투자를 미루는 기업들이 여전히 많지만, 작년보다 많은 기업이 자사 경쟁력 제고와 미래 시장변화 대비를 위해 투자 확대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를 확대하려는 이유로 기업들은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37.3%)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 외에 내년 경제전망 양호(25.5%), 업황 개선 기대감(15.7%), 불황기 적극 투자로 경쟁력 확보(7.8%) 등을 지목했다.

반면, 투자를 축소하거나 투자 계획이 없는 기업은 그 이유로 불투명한 경제 전망(31.6%), 원가 상승 리스크 확대(26.6%), 금융시장 위축에 따른 자금조달 애로(14.3%) 등을 들었다.


내년 기업 투자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리스크 요인'으로는 고금리 지속(33.6%)을 가장 많이 언급했다. 그다음으로 고환율·고물가 지속(24.2%), 글로벌 경기 둔화(21.6%), 민간 부채 위험(9.4%) 등을 꼽았다.


투자가 본격적으로 활성화할 시기를 묻는 항목에는 기업 3곳 중 1곳 정도가 '내년 하반기'라고 답했다.


이밖에 현재 기업들이 투자할 때 겪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시설투자 신·증축 관련 규제(28.8%)를 꼽았고,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한 주요 정책과제로 금리 인하(28.8%), 법인세 감세 및 세제지원 강화(22.6%) 등을 제안했다.


추광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경기 불확실성 지속과 실적 부진 등 경영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작년에 비해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기업들이 늘어난 것은 우리 경제에 고무적 조짐으로 해석된다"며 "투자심리를 확실히 반전시킬 수 있도록 규제 완화 등 제도적 개선을 지속하는 한편, 기업들의 어려운 자금사정을 개선시킬 수 있는 금융·세제 지원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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