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천자]아름다움에 대한 통찰 '이지 뷰티'<5>
산부인과 의사는 임신 후기에 이르러 내 엉덩이가 분리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나의 잘못 배열된 절구관절이 떨어져 나갈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내가 움직이지 못하고 침대에 누워 있어야 할 것이고, 내 척추에 영구적 손상이 있을 거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는 내 아이가 영구적 손상을 입고 불완전하게 태어날 수도 있다는 말을 가장 많이 했다. 의사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이게 도덕적으로 맞는지 고민해보셨나요?"
(중략)
하루가 다른 하루로 번져간다. 저녁이 되면 우리는 산책을 나간다. 몇 주 만에 따뜻한 날이 왔다. 낮에 걸린 해가 모든 것을 황금빛으로 물들인다. 핼러윈이 지났는데도 사람들은 여전히 독특한 복장으로 다닌다. 마블 영화의 주인공인 닥터 스트레인지가 모퉁이에서 담배를 태운다. 울프강의 머리카락은 땀범벅이 되어 관자놀이에 달라붙었다. 나는 울프강의 작은 손을 잡고 거리를 걷는다. 부풀어 오른 조각 두 개가 하루살이 같은 다른 생명체들 사이를 통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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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살랑이고, 빛이 반짝거린다. 아이가 나를 올려다보며 웃는다. 바로 그때 그 순간, 아이는 만족과 안정을 느낀다. 아이는 그냥 가을날에 엄마와 산책을 하고 있다. 나중에는 기억도 못 할 산책이다. 몇 블록만 더 가면, 몇 분만 더 가면 산책은 끝날 것이다. 내 인생에서 가장 지루하고 평범하고 아름다운 몇 분이다. 만약 내가 그 몇 분에 온전히 집중한다면 그 몇 분이 나에게 그림자를 남기고 갈 거라고 생각한다. 그 몇 분이 희미해지는 것을 막고 싶다. 그 몇 분을 화석으로 만들어 내 중립의 방으로 가져가서 분석하고 싶지만, 그냥 그 순간에 집중한 다음 그 순간이 흘러가게 놓아둔다. 그러면 다음 날 아침에 새로운 아름다움을 선물받는다. 아침의 노래, 단순한 가락, 양말을 신은 앤드류가 부엌 여기저기를 리드미컬하게 걸어 다니는 소리, 수도꼭지의 노랫소리, 물이 접시 위로 똑똑똑 흘러내리다가 싱크대의 금속판에 부딪치는 소리, 더러운 커피포트 안에 세제가 들어가서 철벅거리는 소리.
-클로이 쿠퍼 존스, <이지 뷰티>, 안진이 옮김, 한겨레출판,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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