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킬러로 지목되는 말벌을 대량으로 포획할 수 있는 기술이 충남에서 개발됐다. 말벌은 꿀벌 실종의 3대 원인 중 하나로도 꼽힌다.


충남도는 최근 충남도농업기술원 산업곤충연구소(이하 연구소)가 ‘등검은말벌 유인용 조성물’을 개발해 특허출원을 마쳤다고 15일 밝혔다.

말벌은 응애·진드기, 부저병과 함께 꿀벌 피해를 야기하는 3대 원인으로 지목됐다.


충남도농업기술원 산업곤충연구소가 유인물로 포획한 등검은 말벌이 채집통 안에 가득 담겨 있다. 충남도 제공

충남도농업기술원 산업곤충연구소가 유인물로 포획한 등검은 말벌이 채집통 안에 가득 담겨 있다. 충남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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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말벌과인 등검은말벌은 전국으로 확산돼 양봉농가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고 있다. 이 말벌은 동남아시아와 중국 남부 등 아열대 기후에서 서식하는 외래 해충의 일종으로, 2003년 부산에서 처음 발견됐다.

발견 당시 다수 벌 전문가는 등검은말벌이 우리나라의 겨울(낮은 기온)을 견디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여왕벌이 월동에 성공하면서 우리나라 전역으로 확산돼 2019년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됐다.


등검은말벌의 확산 속도도 매우 빠른 상황이다. 비슷한 환경 조건에서 등검은말벌을 포획했을 때 2020년 30~40마리에 그쳤던 개체 수가 2021년 200~300마리, 2022년 500마리 이상으로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문제는 등검은말벌의 주된 먹잇감은 꿀벌로, 말벌 1마리가 사냥하는 꿀벌 개체 수는 일평균 10~15마리인 것으로 조사된다. 등검은말벌은 꿀벌을 잡아 단백질인 가슴근육 부위를 추려낸 후 직접 섭취하거나, 여왕벌과 애벌레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등검은말벌 개체 수가 늘어나는 만큼 꿀벌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로, 무엇보다 이 말벌은 봉군 세력이 약한 벌통에 진입(공격)해 벌통을 초토화하는 경우도 발견된다. 최근 부각된 꿀벌 집단붕괴현상의 3대 원인 중 하나로 등검은말벌이 지목되는 이유다.


연구소가 최근 개발(특허출원)한 말벌 유인물질이 주목받는 것도 다름 아니다.


이 물질은 농업 부산물, 단맛·신맛을 가진 과일주스, 수분 유지 보조제 등에 말벌 유인력을 높이는 미생물을 첨가하는 방식으로 개발돼 등검은말벌을 유인하는 효과가 기존 시판 제품에 비해 월등히 높다.


실제 연구소는 지난달 17일~22일 이 유인물을 활용한 소형 포획기(1기)로 등검은말벌 300마리를 포획했다. 같은 기간 시판 유인물을 넣은 포획기로 잡은 등검은말벌이 15마리였던 점을 고려하면, 최대 20배 높은 포획 성과다.


특히 연구소가 지난 4월~이달 6일(30회) 유인물질을 이용해 포획기 6기로 잡은 등검은말벌 개체는 총 2376마리에 이르며, 추가 연구를 통해 유인력을 강화한 6개 포획기에선 지난 7월 20일~이달 6일(17회) 등검은말벌 4569마리가 잡혀 실효성을 인정받았다.


이를 근거로 연구소는 개발한 유인물을 이용해 봄철에는 여왕벌을 포획, 6월 이후는 일벌을 대량으로 포획함으로써 꿀벌 집단붕괴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여왕벌 1마리당 번식 개체 수가 3000마리~5000마리인 점을 고려할 때, 봄철 여왕벌 포획이 등검은말벌 퇴치에 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 연구소 측 설명이다.


연구소 이종은 연구사는 “연구소가 개발한 유인용 조성물은 장수말벌, 꼬마장수말벌, 좀말벌 등 다른 말벌류에 대한 유인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며 “전국에서 지속적으로 등검은말벌을 방제할 수 있도록, 유인용 조성물의 대량 생산과 보급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꿀벌은 세계 과채 수분의 70% 이상을 담당하며, 인간에게 연간 50조원가량의 경제적 가치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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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꿀벌이 채밀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생태계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이 다수 전문가의 견해다.


충남=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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