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중국 내각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닮았다."


리상푸 전 중국 국방부장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리상푸 전 중국 국방부장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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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 대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3기 출범 후 친강 외교부장과 리위차오 로켓군 사령관, 리상푸 국방부장 등 핵심 인사들이 연이어 해임된 상황을 빗대 표현한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엘러리 퀸의 ‘Y의 비극’, 윌리엄 아이리시의 ‘환상의 여인’과 함께 손꼽히는 세계 3대 추리소설이다.

전 세계적으로는 1억부 이상이 팔린 책으로, 어두운 과거를 가지고 있는 8명의 사람과 하인 부부를 합쳐 총 10명의 사람이 외딴 인디언 섬에 도착한 후 한명씩 살해당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소설 전반부에 나온 각자의 비밀을 축음기의 레코드가 공개한 뒤 "법정에 선 피고 여러분 할 말이 있습니까"라고 묻는 게 이 사건의 단서다. 이 후 "열 꼬마 병정이 밥을 먹으러 나갔네. 하나가 사레들렸네. 그리고 아홉이 남았네…"의 동요 ‘열 꼬마 인디언’에 맞춰 순서대로 사건이 벌어지며 10명 모두 죽는다.


범인은 에필로그를 통해 섬에 초대된 사람 중 한명이었던 전직 판사 로렌스 워그레이브로 밝혀졌는데, 그가 왜 자신을 제외한 9명의 사람을 모았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반전이 섬뜩하다. 자신을 정의의 수행자라고 믿고 그가 판결한 사람 중에서도 죄가 없거나 의심스러운 사람들을 섬에 모은 후 살해하고 그 역시 자살을 통해 모든 흔적을 지우려고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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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해임된 리 전 부장은 200만 인민해방군을 이끄는 국방부 수장이지만 지난 8월29일 이후 국경절 리셉션(9월 28일)과 열사기념일 헌화 행사(9월 30일) 등 주요 일정에 등장하지 않았다. 이에 각종 의문이 꼬리를 물었지만 중국 당국은 리 전 부장의 신상에 대해 "제공할 정보가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해오다 결국 경질했다. 이는 앞서 경질된 친 전 외교부장의 밟은 과정과도 비슷하다. 친 전 외교 부장은 지난 6월 말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7월25일 경질됐는데, 그 당시 외교가 안팎에서는 간첩설, 실종설, 불륜설 등 다양한 의혹이 제기됐지만 중국 당국은 "정보가 없다"고만 했다. 외교 안보 분야의 핵심 인사들에 대해 장기간 실종 후 해임이란 절차가 단행되고 있지만, 해임의 공식 사유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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