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뜻일 때는 한 글자라도 짧은 글이 좋은 문장이다.’ 산문체로 토막지어 쓴 '단장(斷章)'을 엮은 글이다. 단장은 프랑스 등 유럽에서 주목받는 문학 장르지만, 국내에선 그 모습을 찾기가 어렵다. 사실상 국내 첫 단장집이라 할 수 있다. 인생, 행복, 괴로움, 시간, 사랑, 예술, 삶과 죽음 등의 일상 소재를 묵직하게 성찰한다.
사람의 얼굴은 가면이다.사람이 가면을 얼굴에 대면 그 가면이 그 사람의 진면(眞面처럼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 p.19
해가 바뀐다는 것은 평소에 잊고 있던 세월의 흐름소리를 귀담아듣는 일이다. - p.27
인생은 기다림이다. 어부의 아내가 바다로 나가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듯, 사람들은 속절없는 기다림으로 일생을 살아간다. - p.36
보도블록 사이에 낀 잡초를 뽑아 보니 왼손으로 뽑는 것이 오른손보다 훨씬 쉽게 뽑힌다. 힘이 덜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오른손처럼 능하게만 살려고 한다. 왼손처럼 서투른 듯 살아라 - p.48
짝사랑의 상사병으로 죽은 남자의 무덤을 그가 짝사랑하던 여인이 찾아와 “나도 당신을 사랑했어요.” 하고 고백할 때. 이것이 사랑의 극치다. - p.61
영웅은 고독이 기른다. 칭기즈칸은 어릴 때 자기 그림자 말고는 따르는 친구가 없었고, 나폴레옹은 유년 시절 운동장 한구석에서 혼자 책을 읽고 있었다. - p.97
사람은 자유나 평화를 오래 견딜 힘이 없듯이 고통이나 고민이 없는 상태도 오래 견디지 못한다. 그래서 자꾸 새 고통, 새 고민을 스스로 만들어낸다. - p.107
생각이 짧은 사람은 자기 생각이 짧은 줄을 모른다. - p.121
시인은 그물로 물을 뜨는 사람. 시인이 아닌 사람의 그물에는 물이 다 빠져나가고 걸리는 것은 물방울밖에 없다. - p.171
길 가다가 낯선 미인을 하나 스치면 천년이 지나가는 바람 소리가 들린다. 다시는 못 만날 사람이므로. - p.207
세상에 나와 보니 내게 가장 아름다웠던 것은 무엇이던가. 미모사꽃 한 송이인가, 샤반의 그림 한 폭인가, 베를렌의 시 한 구절인가, 슈베르트의 가곡인가, 미녀인가. 나는 고향의 중학교에서 섬 학생들에게 특강을 하면서 말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수평선이다.” - p.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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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선 너머에서 | 김성우 지음 | 깊은샘 | 324쪽 | 1만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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