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인수 관련 실사 지난달 마무리
함 회장 다음주 모로코 출장 앞두고 결정 가능성
월말 국감 앞둔 산업은행도 서두르는 분위기
하나금융그룹이 KDB생명 인수 여부를 이르면 이번 주 중 결정할 예정이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다음 주 해외 출장길에 나서고, 산업은행은 이달 하순 국정감사를 앞둔 만큼 빠르게 결론 짓고 다음 단계를 밟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지난달 말 KDB생명의 실사를 마치고 함 회장의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다. 함 회장이 오는 9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주중에는 결론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은행 역시 오는 24일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는 만큼 각종 협의 사안을 조율하고 국감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이번 주 초에는 마무리를 지어둬야 하는 상황이다.
하나금융은 KDB생명을 인수하는 쪽으로 결론이 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인수에 들어가는 비용이 조(兆) 단위지만, 함 회장이 그룹 내 보험 포트폴리오 강화를 서두르겠다는 의중이 강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나금융그룹 내 주요 경영진들은 KDB생명이 좋은 매물이 아니라는 목소리를 냈지만 함 회장의 인수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그룹 내 보험사업 확대로 비은행 사업구조 강화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정무적 판단까지 내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침 산업은행이 KDB생명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기존 지분 가격도 할인해주는 등 하나금융의 부담을 낮추는 방안도 전달했다. 산업은행도 정부와 여당의 의지에 맞춰 부산 이전에 집중하고 싶은 만큼 여섯번째 매각 시도를 성공으로 이끌려는 의지가 강하다. 국감을 앞두고 잡음을 최소화하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KDB생명 인수에 들어가는 비용은 시장에서 바라보는 적정 매각가 2000억원을 훌쩍 웃돌 전망이다. 유상증자 비용에 부채를 털어내고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1조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금융지주사들이 역대급 호황을 거둔 만큼 하나금융에는 크게 부담되는 수준의 금액은 아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하나금융지주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5조6998억원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장 KDB생명이 다수 보유하고 있는 고금리 저축성보험 등의 역마진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겠지만 하나금융이 감당 못할 수준은 아닐 것"이라며 "보험, 특히 생명보험은 영업 조직이 중요한 만큼 향후 그룹 내 보험 포트폴리오 강화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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