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성범죄를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는 JP모건체이스가 미국령 버진아일랜드에 7500만달러(약 1000억원)를 지불하기로 하며 약 1년간 이어온 법적 싸움을 끝냈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JP모건은 정식 재판 개시를 한 달 앞두고 버진아일랜드 당국과 이같이 합의했다. 앞서 버진아일랜드 당국은 JP모건이 엡스타인의 범죄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그가 JP모건의 계좌를 이용해 피해자들에게 송금하는 등 성착취 행위를 계속할 수 있게 했다면서 민사 소송을 제기했었다.

피해자측 변호사인 브리타니 헨더슨은 "이번 소송은 생존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고, 미국 기업이 마침내 들을 준비가 됐음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버진 아일랜드의 법무장관인 아리엘 스미스는 "역사적 승리"라며 "은행의 책임에 대해 월스트리트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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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진 아일랜드에 거주지 주소를 두고 있던 엡스타인은 수십명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체포됐고 2019년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JP모건의 수십개 계좌에 수억달러의 자금을 굴리며 경영진과도 자주 연락해온 사이였다. 특히 성범죄자로 등록된 2008년 이후에도 엡스타인은 JP모건의 고객으로서 성착취 행위에 JP모건 계좌를 이용해온 것으로 확인된다.


다만 JP모건은 2013년 엡스타인과의 거래를 종료하기 전까지 그의 불법 행위를 인지하지 못했다며 의혹을 부인해왔다. WSJ는 "엡스타인 체포 후 JP모건은 그가 단지 일반 고객일뿐이라고 주장했다"면서도 "이후 JP모건 내 엡스타인의 영향력이 얼마나 컸는지가 확인됐다"고 전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앞서 "오늘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분명 그러지 못했을 것"이라고 계좌가 범죄에 이용된 것을 사과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이 엡스타인 연루 의혹과 관련해 지급하게 된 합의금은 3억6500만달러(약 4930억원)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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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은 지난 6월에는 엡스타인의 피해자들에게 약 2억9000만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했었다. 앞서 피해자들은 엡스타인이 극단적 선택을 한 후 JP모건을 상대로 계좌가 범죄에 이용되지 않도록 사용 용도를 파악해야 하는 은행의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면서 연대책임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JP모건뿐 아니라 도이체방크 역시 피해자들에게 7500만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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