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96세 최고령 판사에 "이제 물러나시라" 업무 정지
미국사법위원회, 1년간 업무정지 명령
80세 조 바이든 대통령과 77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 도전하며 미국에서 정치인의 '고령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96세의 현직 판사에게 업무 정지 명령이 내려졌다.
21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국사법위원회는 전날 워싱턴 DC 항소법원의 폴린 뉴먼 판사(96)에게 1년간 업무 정지 명령을 내렸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위원회는 "판사가 더 이상 업무 수행 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될 때에는 행동을 취할 의무가 있다"며 "뉴먼 판사가 의료 검진을 포함한 조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정지 기간은 추가로 연장될 수 있다"고 했다.
폴린 뉴먼은 올해 96세로, 현직 미국 판사 가운데 최고령이다. 미국 연방법관은 종신직으로 사망, 탄핵, 자진 사퇴 전에는 임기가 보장된다.
과거엔 고령의 판사들에게 가족을 통해 은퇴를 권유하고 본인이 받아들이는 경우가 보편적이었지만, 뉴먼 판사는 최근 현저히 업무 능력이 저하 되었다며 은퇴 혹은 2진 후퇴를 제안 받았음에도 이를 거부했다.
이에 법원은 그의 업무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위원회를 구성했고, 신경학적 검사와 인터뷰 등을 요구했으나 뉴먼 판사는 이 또한 거부 했다.
WP는 뉴먼 판사의 업무능력이 과거보다 떨어졌다는 동료들의 평가를 전했다. 한 동료는 "뉴먼이 2006년에 사망한 판사와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고 했다. 또 "컴퓨터에서 파일을 찾지 못할 때 '해커 탓'이라고 하는 등 컴퓨터를 다루는 능력이 떨어졌다"는 의혹도 전했다.
불과 며칠 전 다룬 사건에 대해 나눈 대화를 기억하지 못했고, 다른 판사가 한 달 안에 끝내는 사건을 600일 이상 들여다볼 정도로 업무 속도도 느렸다는 증언도 있었다.
반면 뉴먼 측은 "사건 처리에 지장 없고 여느 동료처럼 생산적으로 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동료들 말처럼 내가 정말 신체적·정신적으로 쇠약해졌다면 물러날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지금대로라면 나는 충분히 기여할 수 있고 반드시 일해야 한다고 느낀다"고 강조했다.
현재 뉴먼 판사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며, 다른 법원으로 조사 업무의 이관을 요청하고 있다.
WP에 따르면 뉴먼 판사는 정신과 및 신경과에서 자체적으로 평가를 받았고, 정신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법원은 검사를 진행한 의사들이 뉴먼에 의해 선택됐고, 검사 시간이 현저히 짧다는 점을 이유로 이 결과를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공직자의 고령화 문제로 여러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올해 81세인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최근 두 차례나 공개석상에서 20초 넘게 말을 잃고 얼어붙은 모습을 보여 우려를 샀다. 90세 민주당 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의원은 올해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석 달 가까이 의정 활동을 중단해 사퇴 요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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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에서 경쟁할 것으로 보이는 조 바이든(80)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77) 전 대통령의 연령도 유권자들의 걱정거리인 가운데, 공화당 경선주자인 니키 헤일리는 75세 이상 고령 정치인의 정신 감정이 필요하다고 해 논란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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