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교회 전도사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퇴직금·미지급 임금 제때 안 준 목사 벌금 500만원 확정
교회 전도사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근로기준법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퇴직급여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목사 이모씨(69)의 재상고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강원도 춘천시의 한 교회 담임목사인 이씨는 2012년 10월부터 2018년 6월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전도사 A씨의 임금 7995만원과 퇴직금 1758만원을 제때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근로기준법은 근로자가 퇴직했을 때 14일 이내에 임금이나 보상금 등 모든 금품을 지급해 청산하도록 정했고,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퇴직급여법은 근로자가 퇴직하면 사용자가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고, 위반하면 역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된다.
1심은 A씨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다며 이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대신 '연봉제로 시무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작성해서 이씨에게 제출했는데, 서약서에는 구체적인 근로의 내용이나 근로 대가에 대한 기재가 없다는 점과 이씨의 교회에 A씨와 같은 전도사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이 없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A씨는 한달에 110만원~140만원 정도의 사례금을 받았는데, 이는 근로의 대가라기보다는 생계를 지원하기 위한 은전 성격의 사례비라고 봤다.
하지만 2심의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A씨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봐야 한다며 이씨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입장에 따라 A씨의 근로자성을 검토했다.
그리고 ▲이씨의 교회가 이씨를 사업주로 해서 '기타 종교단체'로 사업자등록이 마쳐져 있는 점 ▲A씨에게 지급된 고정급에 대해 교회에서 근로소득세 원천징수를 한 점 ▲A씨가 교회에 재직하는 동안 국민연금보험과 건강보험에 교회를 사업장으로 하는 '직장가입자'로 가입돼 있었던 점 ▲담임목사인 이씨로부터 직·간접적으로 업무에 관한 구체적인 지시·감독을 받았던 점 등을 근거로 A씨가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다.
재판부는 "A씨는 교회로부터 고정적으로 일정 금원을 사례금 명목으로 지급받았는데, 이는 그 명목 내지 명칭과 무관하게 전도사로서의 근로의 대가로 지급된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 사건 서약서에도 '연봉제'라는 표현이 기재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씨는 A씨에게 지급된 사례금 명목의 금원에 대해 근로소득세 원천징수를 했고, A씨를 국민연금보험과 건강보험에 이 사건 교회를 사업장으로 하는 '직장가입자'로 가입시켰다"며 "이처럼 이씨는 A씨의 근로자성을 전제로 사회보장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대법원도 A씨를 근로자로 본 2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다만 대법원은 2심이 유죄로 인정한 부분 중 일부에 대해 무죄 취지로 지난해 6월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이씨가 미지급한 임금 일부와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 41만원의 경우 근로기준법상 3년의 소멸시효가 이미 경과됐기 때문에 이씨의 입장에서 지급의무가 있는지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고, 그렇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무죄라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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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건을 넘겨받은 춘천지방법원은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해당 부분을 무죄로 판단하고, 벌금 500만원으로 형을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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