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일을 겪은 이에게 어떻게 위로하면 좋을까요? 정답은 없지만, 위로하기 전에 다음 두 가지는 반드시 고려하면 좋겠습니다. 첫 번째는 “언제든 힘들면 연락해. 내가 곁에 있어줄게”처럼 내가 네 곁에 함께한다는 걸 전하는 것입니다. 힘낼 힘조차 없는 사람에게 “힘내”라는 말은 강요에 가깝습니다. 위로할 때는 영혼 없는 조언이나 충고가 아닌 내가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두 번째는 ‘일상 챙기기’입니다. 대부분의 우울은 일상이 무너지는 것에서 옵니다. 일상을 회복하면 우울도 나아지죠. “잠은 잘 잤니?”, “밖에 날씨가 좋은데 오늘 좀 움직여봤니?” 등 아주 사소한 일과에 관해 묻고 같이 나누는 것입니다. 힘든 상황에 처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이러한 위로가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저는 일본 만화가 아다치 미츠루의 <H2>를 무척 좋아합니다. 여자 주인공 히카리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히카리는 슬픔을 꾹 참고 꿋꿋하게 상을 치르며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해냅니다. 어느 누구도 그녀의 슬픔을 위로해주지 못하죠.
그때 히카리의 오랜 친구인 남자 주인공 히로가 히카리를 데리고 동네 공터로 갑니다. 히카리와 히카리의 어머니, 히로가 함께 캐치볼을 하던 곳이었죠.
공터에 도착한 히로는 글러브와 공을 꺼내어 히카리에게 건넨 후 말없이 캐치볼을 시작합니다. 처음엔 씩씩하게 공을 던지던 히카리는 점점 감정이 차오르면서 울음을 터뜨립니다. 참았던 울음이 터지니 감정을 걷잡을 수가 없었던 히카리는 펑펑 울면서 캐치볼을 합니다. 사소한 일과를 함께 나누는 것만으로 상대에게 얼마나 큰 위로를 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까 합니다.
누구나 힘든 일을 겪습니다. 그게 지금이냐, 지금이 아니냐의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런 힘든 일을 겪고 있는 사람은 지금 이 순간에도 도와줄 누군가를 필요로 할지 모릅니다. 그러니 지금 주변에 힘든 일을 겪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한번쯤 손을 내밀어주면 어떨까요? 당신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상대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값진 위로가 될 것입니다.
-한석준, <한석준의 말하기 수업>, 인플루엔셜, 1만6800원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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