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불충분' 나오자 일가족 휘발유 들고와

고등학생 아들이 학교 폭력을 당했다며 신고했다가, '학폭이 아니다'라는 교육청 학교폭력위원회(학폭위) 조사 결과에 불만을 품고 교육청 건물에 방화를 시도한 일가족이 재판을 받게 됐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이미지출처=픽사베이]

AD
원본보기 아이콘

22일 춘천지법 형사2부(이영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씨(58)의 특수협박, 공용건조물방화예비 등 혐의 사건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함께 기소된 아내(48)에게는 징역 3년을, 딸(20)에게는 징역 1년을 구형하고, 미성년자인 큰아들(18)에게 징역 장기 2년·단기 1년을, 작은아들(17)에게 징역 장기 1년 6개월·단기 1년의 부정기형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A씨는 지난 6월 16일 휘발유 1.5L와 라이터 7개를 가지고 춘천교육지원청 앞에서 아내·자녀 4명과 함께 건물에 불을 지르려고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제지하려던 경찰관 5명에게 휘발유를 뿌려 공무 집행을 방해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가족 중 일부는 입고 있던 옷에 휘발유를 뿌리며 분신할 것처럼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지만, 실제 분신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들 일가족은 지난 4월 19일 도내 한 고교 생활교육부 사무실에서 작은아들이 생활지도 교사로부터 폭력을 당했다며 해당 교사를 신고했다.


이에 춘천교육지원청은 두 사람을 분리 조치했으며, 지난 13일 학폭위를 열어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 심의했다. 그 결과, '증거불충분'으로 학교폭력 사안이 아니라고 결론이 났다.


당시 춘천교육지원청은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에서 긴급브리핑을 열고 "학생, 교사 등 목격자 등의 진술과 보고서를 토대로 선생님이 학생을 때렸다는 증거가 충분치 않다"라고 밝혔다.


춘천교육지원청은 이튿날 학폭위 결과를 A씨 가족에 통보하면서 불복 절차도 안내했다. 그러나 A씨 일가족은 이 결과에 불만을 품고 분신을 예고하는 항의 전화를 걸고 교육청 건물에 방화를 시도했다.


A씨 등은 첫 재판부터 결심공판까지 사건과 관련된 혐의를 전부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한 가족의 가장으로서 아이들 앞에서 이성을 잃고 행동해 물의를 일으킨 데 깊이 반성한다"며 "마지막까지 대화로 슬기롭고 평화롭게 풀어가며 솔선수범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부끄럽다"라고 말했다.

AD

나머지 가족들도 잘못을 인정하며 선처를 구했다. 1심 선고 공판은 내달 22일 춘천지법에서 열린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