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인 더위에…유통업계 근로자 보호 총력
물류센터, 찜통더위에 36도까지 온도 올라
근무시간 단축·얼음물·폭염응급키트 등 구비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유통업계가 야외 근로자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주차요원, 배송직원, 물류센터 직원들의 휴식 시간을 늘리는가 하면 얼음물과 식염 포도당, 폭염 응급키트를 구비해 비상 상황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은 밖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근무시간을 대폭 단축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그동안 실외 근로자들의 근무시간을 45분 근무 15분 휴식으로 운영해왔지만, 최근엔 휴게시간을 곱절로 늘려 30분 근무 30분 휴식으로 변경했다. 근로자들의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현대백화점도 입출차나 옥외주차장 등 외부근무를 최소화하고 있다.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기온이 35도를 웃도는 가운데 기온이 크게 오르는 12~16시 사이에는 근무자를 배치하지 않기로 했다. 근무시간도 기존 1시간 근무, 1시간 휴게시간에서 30분 근무 30분 휴게시간으로 조정했다. 롯데백화점은 이동식 냉방기 수량을 2배로 늘리고, 지난달 말부터 외부 근무자의 근무 시간을 절반으로 줄였다.
대형마트는 폭염특보(폭염주의보, 폭염경보)가 발효될 경우 근로자들의 외부작업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대형마트에서 외부에서 일하는 직원은 전체 약 5% 정도로 주차요원, 물류 상하차 직원들이 포함된다. 이마트는 폭염 경보 시 옥외작업을 금지하고 있다. 휴식 시간도 부여하고 있는데, 폭염주의보 시엔 시간당 10분, 폭염경보 시엔 15분의 순수 휴식 시간을 보장한다. 롯데마트는 더위가 절정인 14~15시에 폭염경보가 내려왔을 경우 외부작업을 전면적으로 금지한다. 폭염주의보일 경우엔 작업 시간을 단축하거나 작업 시간대를 변경해서 운영 중이다.
e커머스업계도 물류센터와 배송 기사들의 온열질환 예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 공간에 다수의 인원이 밀집해있는 물류센터 특성상 폭염에 취약한 것이 사실이다. 폭염특보가 발효됐을 때 물류센터의 내부온도는 35~36도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부 온도 관리는 물론 근로자들의 휴게시간 보장은 필수적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물류센터를 가진 쿠팡은 8시간 근무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부여하는 법정 휴게시간을 지키되, 폭염특보가 발효되면 10분 정도의 추가 휴식 시간을 부여하고 있다. 물류센터 곳곳에는 시원한 음료나 식염포도당 등 체감온도를 낮출 수 있는 식음료를 비치했고, 냉각팬과 쿨조끼 등 냉감 제품들도 제공한다. 물류센터 내부엔 수천 대의 냉방 장치가 가동 중이다. 대형 천장 실링팬, 에어 서큘레이터가 가동 중이며, 지난해엔 근로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휴게실과 실내 냉방이 가능한 곳에 에어컨을 추가로 설치했다. 쿠팡 관계자는 "근무자들의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다각적인 조치 및 관련 투자를 지속해 나가고 있다"며 "물류센터 직원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여름아 쿠팡해’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일찍이 SSG닷컴은 폭염에 대비해 ‘쓱 쿨키트’를 제작, 쓱닷컴 자동화 물류센터(NEO) 세 곳과 전국 이마트 100여개 점포 PP(Picking&Packing)에서 일하는 배송 기사들에게 해당 물품을 지급했다. 혹시 모를 응급사항을 막기 위해 NEO 센터에 근무 중인 근로자들의 건강을 수시로 확인하고 기저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헬스케어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마켓컬리는 9시간 근무 70분 휴식이 원칙이지만, 폭염특보가 발효되면 10~15분 정도의 휴게시간을 추가로 제공하고 있다. 마켓컬리의 경우 새벽 배송을 위해 배송이 늦은 밤에 진행되고 있는 만큼 폭염에 대한 부담이 다른 e커머스 업체들보다는 적은 편이다. 오아시스도 신선식품 배송 비중이 높아 물류센터 온도가 3~5도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폭염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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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유통업계가 폭염에 대비해 근무시간을 줄이는 등 강한 조치에 나선 것은 온열질환 환자가 급증하면서 사망자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어서다. 지난 6월엔 창고형 대형마트 코스트코 주차장에서 냉방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카트 정리 업무를 하던 29살 직원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날 한 대형마트를 찾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물-그늘(바람)-휴식’의 3대 수칙 준수는 기본이고, 온열질환 발생의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 작업중지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등 선제적으로 조치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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