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14일 이틀째 총파업을 이어가면서 의료현장 곳곳에서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등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에는 큰 차질이 빚어지진 않았으나 예약·외래진료와 입원 지연 등은 이어지고 있다. 노조와 정부가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면서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의료 공백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13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의료 인력 확충과 근무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7월 산별총파업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13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의료 인력 확충과 근무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7월 산별총파업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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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째 파업 지속…진료·수술 등 차질

보건의료노조는 이날도 122개 지부 140개 사업장에서 4만5000여명이 참여하는 총파업을 지속한다. 서울·부산·광주·세종 등 4개 거점지역에서 각각 총파업대회도 연다. 이번 총파업 참여 의료기관에는 전국 45개 상급종합병원 중 경희대병원, 고려대안암병원, 고려대구로병원, 이대목동병원, 한양대병원, 아주대병원, 한림대성심병원(평촌) 등 사립대병원과 부산대병원, 충남대병원, 전남대병원, 전북대병원 등 20곳의 상급병원이 포함돼 있다.

노조가 필수의료 인력은 유지하기로 하면서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등에 큰 차질은 없었지만, 일부 의료기관은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입원 환자 전원 조치나 응급환자를 받지 않았다. 고려대구로병원은 대동맥질환·산부인과 등 10개 분야 응급진료가 불가능하다고 공지했고, 고려대안암병원은 응급수술은 예정대로 진행하되 일부 진료과의 급하지 않은 수술이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대병원·양산부산대병원의 경우 파업에 앞서 13~14일 잡혀 있던 수술 일정을 모두 미루고 입원환자를 퇴원·전원시켰다. 충남대병원과 전북대병원은 환자 안전을 위해 부득이하게 병동과 외래를 폐쇄·축소 운영하게 됐다고 안내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의료 관련 현안점검회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의료 관련 현안점검회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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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노조 '강대강' 대치…파업 장기화 우려

정부와 노조 입장은 평행선을 달린다. 노조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의료인력 확충, 코로나19 감염병 전담병원 회복기 지원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노조는 파업의 원인을 정부에 돌리며 "보건복지부는 의료현장의 인력대란과 필수의료·공공의료 붕괴 위기를 수수방관하고, 기존에 약속했던 코로나 전담병원 회복기 지원과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 등 각종 제도개선 정책 추진 일정을 미루면서 어떠한 해법도 내놓지 않고 시간만 끌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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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정부는 노조의 이번 총파업을 '정치파업'이라고 비판한다. 복지부는 보건의료재난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하고 기존 '의료기관 파업 상황점검반'을 '중앙비상진료대책본부'로 확대해 각 지역 필수유지업무 점검에 나섰다. 필요할 경우 업무복귀 명령까지 검토한다는 강경한 입장도 내비쳤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정당한 쟁의 행위를 벗어나 국민 생명과 건강에 막대한 위해를 끼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더구나 정부가 노조와의 교섭 대상은 정부가 아닌 각 의료기관이라고 강조함에 따라 파업 해결의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노조는 이틀간 총파업 이후에도 17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갈 계획이어서 사태 장기화도 우려된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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