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증가세로 돌아설 것"
산업연 -5.2%·무협 -3.1% 전망

6월 무역수지가 16개월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올 하반기 수출 전망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정부는 '증가세 전환'을 기대하고 있는 반면 연구기관은 '반등까지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일 김완기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반도체를 제외하고서라도 자동차 등 우리나라 15대 주요 품목 수출의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고, 그 외 기타 품목도 수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중국 이외에도 미국, 유럽연합(EU), 중동 등 다른 시장에서 상당히 많이 커버해주고 있어 이대로라면 하반기에 특별히 다른 이유 없이도 수출이 좋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산업부에 따르면 6월 무역수지는 11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지난해 3월(-2000억달러) 이후 15개월 지속된 무역적자에 마침표를 찍었다. 산업부는 올해 7~8월에는 하계휴가 등 계절적 요인으로 무역수지 개선흐름이 일시 주춤할 수 있지만, 그 이후에는 흑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수출은 지난 3월 이후 매달 60억달러 이상의 수출 호조세를 보이며 6월엔 역대 반기 기준 최고 수출실적(356억6000만달러)을 보였다. 반도체(-28.0%)는 6월에도 여전히 감소세를 면치 못했지만 올해 들어 최고 수출액(89억달러)을 기록했다. 6월 수출 감소율은 올 들어 가장 낮았다. 지난달 수출액은 전년 동월(577억달러) 대비 6.0% 감소한 542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출 감소율은 올해 1월 -16.4%에서 2월 -7.7%로 줄었다가 5월 -15.2%로 높아졌었는데 다시 올해 최저 수준으로 축소된 것이다.

김 실장은 "반도체도 하반기에 감산 효과가 나타나고 고부가 제품인 고용량 DDR5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수출이 증가로 돌아서기는 어려워도 감소세가 완화될 것"이라며 "대중수출은 리오프닝 효과가 예상만큼 빨리 나타나지는 않아서 계속 보고 있지만 일단 절대 액수로 매달 100억달러 이상은 수출이 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사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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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수출' 산업硏 -5.2%·무협 -3.1%…현대경제硏 +1.2%

국내 연구기관 사이에서도 올해 하반기 수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우선 산업연구원은 올 하반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산업연은 올해 상반기 수출이 12.7%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상반기 실적치(-12.3%)와 비슷하다. 홍성욱 산업연 연구위원은 "반도체 등 ICT 업종의 수출 감소는 주로 가격요인에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감산 등을 통한 가격 조정의 효과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물량 측면에서는 하반기 세계 수요 회복세가 기대되지만, 회복 속도는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국무역협회는 하반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3.1% 줄어들 것으로 봤다. 산업연보단 감소폭이 작을 것으로 봤지만 반등은 어렵다고 본 것이다. 무협 관계자는 "하반기 수출은 작년 4분기 수출 부진에 대한 기저효과로 감소폭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반도체 수출은 빠르면 4분기 초부터 글로벌 수요 및 업황 개선이 기대되나, 상반기까지 수출 호조세를 견인한 자동차 수출은 글로벌 수요 감소로 하반기 수출은 감소세 전환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반면 현대경제연구원은 하반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 늘어나며 플러스로 전환한 것으로 예상했다. 현경연 관계자는 "국내 경기는 현재로서는 하반기 수출이 반등하고 내수 시장이 개선되면서 경기 전환점이 마련돼 경제가 회복 국면으로 진입하는 'U'자형 경로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하반기에도 수출 침체가 장기화하거나 소비가 더이상 경제의 안전판 역할을 하지 못할 경우, 'L'자형 장기 침체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학계 "하반기 수출 상황 개선…'성장률 제고'까진 아냐 "

관련 학계에선 상반기보다 하반기 수출 상황이 좀 더 나아지겠으나 경제 전반의 성장률을 제고시킬 만한 반전은 없어 보인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번 흑자는 수출 개선보다는 유가가 하락으로 인한 수입 감소의 영향이 더 컸기 때문이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출도 줄고 수입도 줄었는데 수입이 더 줄어서 6월 흑자가 된 것"이라며 "경기가 좋아서 생긴 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꼬집었다.


또 에너지 가격에 돌발 변수가 생기지 않는 이상 하반기에도 지금처럼 무역수지 흑자가 이어지겠지만, 뚜렷한 반등을 만들어낼 모멘텀이 부재하다고 평가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출 감소액의 폭이 줄어든다는 거지 반전된다고 예측하기는 힘들다"라며 "'추가로 악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해외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 경제 상황도 변수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중 대치 국면이 유화 기조를 보일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전으로 갈지 단기적으로 막을 내릴지 등도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교수는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 일본과의 수출 경합에서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우려도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석 교수는 "엔저 현상이 길어지면서 특히 미국으로 수출되는 일본 자동차가 늘어나고 있다"며 "수출품목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자동차가 일본과의 경쟁에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대중 수출과 관련해서는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고 하반기에 리오프닝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겠으나, 전반적으로 수출액이 많이 늘어나기는 어려울 거라 전망했다. 석 교수는 "중국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인민은행이 금리를 낮추려고 하는데 그 속도가 시장의 기대보다는 낮아 문제"라며 "중국 경제가 생각보다 회복 속도가 느리므로 대중 수출은 계속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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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시장 다변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강 교수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을 좀 더 보다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인도와 아세안 국가 시장도 신경 써야 한다"면서 "전 정권과 다르게 규모가 늘어난 방산과 원자력 수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세종=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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