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진출에 해양법재판관 당선까지 '쾌거'
1996년 재판소 설립 뒤 빠짐없이 연속 배출
이자형 "한국 향한 국제사회 신뢰 부응할 것"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 진출한 우리나라가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 재판관을 3명 연속 배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ITLOS는 '바다의 헌법'이라 불리는 유엔해양법협약에 대한 분쟁을 관할하며 당사국에 대한 구속력도 지닌다. 정부는 이번 재판관 당선을 통해 한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감과 신뢰를 재확인했다고 평가했다.


15일 외교부·주유엔대표부에 따르면 이자형 외교부 국제법률국장은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33차 유엔해양법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치러진 ITLOS 재판관 선거(임기 2023~2032년)에서 당선됐다. 이로써 한국은 1996년 ITLOS 설립 이래 한 번도 빠짐없이 세 번 연속으로 재판관을 진출시키게 됐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 재판관 선거에서 당선된 이자형 외교부 국제법률국장(왼쪽)과 황준국 주유엔대사가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제공=주유엔대표부]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 재판관 선거에서 당선된 이자형 외교부 국제법률국장(왼쪽)과 황준국 주유엔대사가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제공=주유엔대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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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그룹에는 공석이 2개였고 한국과 일본, 이라크가 경합했다. 전체 당사국 167개국 중 164개국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이자형 국장은 144표를 얻어 당선 요건에 해당하는 3분의 2 이상 지지를 충족했다. 이 국장에 앞서 고(故) 박춘호 재판관이 1996년부터 2008년까지, 백진현 재판관이 2009년부터 현재까지 활약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자형 국장의 당선으로 해양법 분야에서 한국의 위상이 제고될 것"이라며 "정부는 우리나라의 해양주권과 영토를 지켜내고,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형성하는 데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독도 영유권'을 둘러싼 분쟁에 긍정적인 영향력이 있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지만, 재판관은 직무 특성상 중립을 지켜야 하는 만큼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국제기구, 특히 바다의 질서를 다루는 중요한 직책에 한국 국적의 재판관이 당선된 것만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바다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우리 국적의 재판관이 계속 (재판관이라는) 자리에 있다는 것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해양법협약 당사국 총회 [사진제공=외교부]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해양법협약 당사국 총회 [사진제공=외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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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를 앞두고 진행된 지지 교섭 과정에서 치열하게 움직인 외교부의 노력도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이 국장은 스스로 전 세계 국제법 관련 회의에 참석해 역량과 비전을 알렸고, 여러 국제법 전문가를 만나 자신의 식견에 대해 거듭 검증받았다고 한다. 외교부 본부 또한 재외공관과 힘을 합쳐 당사국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한 당국자는 "박진 장관이 과거 접촉했던 외교장관 앞으로 직접 메시지를 보내면서 끝까지 예측 불가한 표를 가져오려 힘썼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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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형 외교부 국제법률국장은 "기쁨과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무엇보다 한국 후보라는 점이 당선에 가장 큰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와 기대에 부응하는 재판관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국장은 국제법규과장과 주유엔 참사관(법률팀장), 주아프가니스탄 대사 등을 거쳐 현 직책을 맡고 있는 국제법 전문가로, 다양한 해양법 관련 협상에서 한국 대표단을 이끈 바 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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