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밀반출' 트럼프, 연방법원서 37개 혐의 부인...무죄 주장
미국 전·현직 대통령 최초로 연방검찰에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연방법원에 출해 불법 기밀반출 등 37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법원 출석에 앞서서도 "오늘은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슬픈 날"이라며 ‘마녀사냥’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날 저녁 뉴저지주 골프클럽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께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연방법원에서 열린 기소인부절차에서 자신의 변호사 토드 블란치를 통해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기소인부절차는 재판부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기소 내용을 고지하고 공소사실에 대한 인정 또는 부인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죄를 주장하면서 이제 재판 절차가 본격화한다. 이 자리에는 이번 사건을 수사한 잭 스미스 특검도 참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또 다른 변호인인 알리나 하바는 법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도전적인 트럼프에 대한 것도, 공화당에 대한 것도, 내년 대선에 대한 것도 아니다"며 "이 나라를 그토록 오래 갈라놓은 미국의 원칙을 파괴하는 것에 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기소를 "독재 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이날 법원 도착 직전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법원으로 가는 중. 마녀사냥!!! MAGA"라고 밝혔다. 또한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슬픈 날 중 하나"며 "우리는 쇠퇴하는 나라에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게시물에서도 "마녀사냥", "선거방해", "조작된 선거" 등을 주장했다. 법원에 출석한 이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77세 생일을 하루 앞둔 날이기도 하다.
앞서 미 연방 검찰은 지난 9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 당시 국가기밀 문건을 자택으로 불법 반출한 것 등에 대해 모두 37개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미 연방검찰의 기소는 이번이 최초다. 구체적으로는 국방 관련 기밀 정보를 의도적으로 보유한 혐의 31건, 사법 방해 관련 혐의 6건 등이다. 공개된 기소장에 따르면 유출된 기밀 서류에는 민감한 핵 프로그램, 펜타곤 세부 정부는 물론 군사공격에 대한 잠재적 취약성을 상세히 다룬 전투 계획 등도 포함됐다. NYT는 검찰을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측이 이를 마러라고 리조트나 개인 클럽, 화장실 등에 상자로 쌓아두거나 아무렇게 보관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4월 이른바 성관계 입막음 의혹과 관련한 뉴욕검찰의 기소로 뉴욕 맨해튼 법정에 출두한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당시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적용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또한 당시와 마찬가지로 이날도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머그샷(범죄자 인상착의 기록 사진) 등의 절차는 생략됐다고 NYT는 전했다.
현지 언론들은 2024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가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백악관 기밀자료 무단 반출 외에도 여러 수사를 받고 있다. 특히 2020년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대선 결과를 뒤집으라고 종용했다는 의혹은 실제 실형까지도 가능한 혐의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해 연내 기소 여부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1월 6일 연방 의회 난입 사태를 배후에서 선동하며 사실상 조종했다는 의혹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표적 사법 리스크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인부절차를 앞두고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의 경호를 받으면서 마이애미 연방법원에 도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은 지하 차고를 통해 법원에 진입했다. 미 ABC, NBC, CBS 등 현지 주요 방송사들은 오후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특별보도로 이 모습을 생중계했다. 법원 내에서는 사진, 영상 촬영이 허용되지 않아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습은 대중에 공개되지 않았다. 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검은 양복에 빨간 넥타이 차림으로 팔짱을 낀 채 변호인단 측에 앉아 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법원 인근에서는 지지자들과 반(反)트럼프파들이 모여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경찰이 삼엄한 경비를 펼치면서 별다른 물리적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정 출두를 마친 후 다시 뉴저지주로 이동해 자신의 공식 입장을 밝히고 무죄를 호소할 예정이다.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마녀사냥’, ‘정치적 탄압’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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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날 법원 출석에 앞서 자신의 지지층에 내년 대선 캠페인을 도와달라고 후원금을 요청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 기소 인정 여부 절차 전 마지막 이메일"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통해 "오늘 미국을 위해 제발 기도해달라"며 "우리 사법 체계가 죽었기 때문이다. 바이든 법무부는 오늘 오후 3시께 마이애미 연방법원에서 최대 경쟁자(나)에게 기소 인정 여부를 물을 것이다. 저지른 범죄가 없는데도 말이다"라고 후원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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