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초 코로나 일상관리 시작…격리의무 5일·코로나 통계 주간단위로

오는 5월 초엔 코로나19 확진자의 격리의무가 7일에서 5일로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청은 29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총 세 단계에 걸쳐 온전한 일상에 도달한다는 계획의 ‘코로나19 위기단계 조정 로드맵’을 발표했다.

격리의무가 단축되는 1단계 진입의 구체적인 시기는 5월 초 있을 제15차 세계보건기구(WHO) 국제보건규칙 긴급위원회와 같은 달 11일 미국 비상사태 해제를 고려해 위기평가회의를 열고 결정하기로 했다. 격리 권고가 아닌 의무로 유지되는 데 대해 방역당국 관계자는 "감염취약시설 입소자와 코로나 고위험군의 보호는 지속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확진자 격리는 당분간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했다"고 설명했다. 이 시기엔 코로나19 위기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된다. 1단계 전환에 따라 매일 발표하던 코로나 통계는 미국·프랑스·영국·이탈리아 등 주요국처럼 주간단위로 전환한다.

다만 마지막 남은 의료기관, 약국, 감염취약시설 등의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는 지속된다. 코로나19 검사비, 입원 치료비, 생활지원비·유급휴가비, 치료제, 예방접종, 방역물자 등 각종 지원에 드는 비용 역시 현행처럼 유지한다.

2단계에선 현행 2급인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이 인플루엔자(독감)와 같은 4급으로 조정된다. 실내 마스크 착용과 확진 시 격리의무가 전면 권고로 바뀐다. 의료기관·보건소 외부에 설치한 선별진료소도 사라진다. 코로나19가 일반의료체계에 편입돼 입원 치료비는 일반인에겐 더 이상 지원되지 않는다.

다만 방역당국은 감염취약층 등에겐 당분간 검사·치료를 유지하고 중증환자에 한해 입원 치료비를 일부 지원할 예정이다. 이 단계에선 생활지원비(중위소득 100%이하 가구)·유급지원비(종사자수 30인 미만 기업)·방역물자 등 각종 지원이 종료된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엔데믹을 먼저 준비한 미국·일본을 보면 단계 전환을 할 때 의료계가 준비하기 위한 기간을 2~3개월로 두고 천천히 진행했다"며 "변이 감시 체계도 독감처럼 바뀌기 때문에 유행상황 민감히 대응하지 못할 우려가 있어 사전에 감시체계 강화하는 조치를 해둬야 한다"고 말했다.

3단계는 코로나19의 엔데믹화 이후 최종단계다. 방역당국은 진입 시기를 내년께로 보고 있다. 이 시기에 접어들면 입원 치료비 지원이 완전히 종료되고 고위험군 확진자에게 무료로 제공됐던 치료제는 건강보험 체계로 전환된다. 코로나 치료를 위한 환자 본인 부담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껏 전 국민 무료 접종이었던 코로나 예방접종은 국가필수예방접종(NIP) 전환을 검토한다. 이에 따라 일부 연령대에서만 무료 접종이 시행되고 나머지는 독감처럼 3~4만원 수준의 비용을 지불해야 할 수 있다.

방역당국은 위기 단계 하향 이후 지난해 여름 유행 규모보다 큰 감염 확산 시 해제했던 방역조치를 재도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예컨대 일부 시설에서 실내마스크 착용을 재도입하거나 코로나 검사 수요 급증에 따라 선별검사소를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겨울유행 때처럼 고위험군의 백신 접종과 치료제 투여도 적극 권고할 수도 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