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실험서 협착증 5배↓ 혈류량 2.5배↑
국내 연구진이 혈액투석 부작용을 예방하는 투석혈관 조성술 기기를 개발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공학교실 성학준 교수, 하현수 강사, 이찬희 연구원 연구팀은 말기 신부전 환자가 받는 투석혈관 조성술에서 혈관 협착을 예방할 수 있는 혈관 지지체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말기 신부전 환자가 받는 혈액투석 혈액량은 분당 200㎖ 정도다. 이렇게 많은 혈액량을 혈관이 견딜 수 없기에 투석 환자에 대해서는 손목이나 팔꿈치 등에 인위적으로 동맥과 정맥을 연결해 혈관을 넓히는 동정맥루 조성술이 시행된다. 그러나 인공적으로 만든 투석혈관에서는 혈관이 좁아지는 협착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빠르고 강하게 이동하는 동맥 혈류의 높은 압력을 정맥이 버티지 못해서다.
연구팀은 투석혈관을 바깥쪽에서 지지해 정맥의 확장을 조절하고 좋은 혈류를 유도하는 새로운 의료기기를 개발했다. 브릿지 구조라는 설계를 통해 기기에 가해지는 힘을 조절했고 과도한 정맥 이완을 막아 이상혈류를 예방했다. 또 기기가 인체 내에서 스스로 혈관을 감쌀 수 있도록 형상기억고분자를 활용했다.
연구팀은 이어 다양한 크기의 동물 실험을 통해 새로 개발한 기기의 기능을 확인했다. 개발 기기를 활용한 동정맥루 조성술을 받은 동물에서는 기존 기기를 활용한 대조군보다 혈관 협착이 발생하지 않았고 혈관 바깥 방향으로 평활근이 증가하며 투석혈관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 협착증 발생은 5배 감소했고 시술 6개월 후 혈류량을 비교했을 때는 2.5배 향상됐다.
성학준 교수는 "전산유체역학과 형상기억고분자 신소재 기술을 이용해 신개념 의료기기를 제작했다"며 "혈액 흐름을 개선해 혈류량을 늘렸을 뿐만 아니라 혈관투석로 수술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협착증을 예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IF 17.521)에 게재됐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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