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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리오프닝, '그들만의 잔치'로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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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리오프닝 영향과 전망]"中 세계 못 구해"
中 정부, 투자→내수로 성장 전략 이동

편집자주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 속에 중국 리오프닝이 세계 경기 반등의 큰 변수로 자리잡았다. 경제 정상화를 내건 중국이 질적 성장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일각에선 경제 효과를 과신할 수 없다고 보지만, 중국 소비 증대에 따른 경제 순환이 글로벌 경제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란 예상도 적지 않다. 중국 리오프닝으로 우리 경제가 누릴 수혜는 반도체, 항공, 유통 등 업종별로 엇갈릴 전망이다. 다만 미중간 갈등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내 중국 배제 움직임이 리오프닝에 따른 경제 효과를 제한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침체 위기에 빠진 글로벌 경제에 미칠 영향에 국제 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3년 간 지속된 봉쇄 조치 해제가 성장률 반등을 견인할 것이란 기대가 높지만 일각에선 '그들만의 잔치'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경기 회복을 정부·기업이 아닌 내수 소비가 견인할 가능성이 높아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이전보다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中 리오프닝, '그들만의 잔치'로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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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에서 내수로…중국 리오프닝 효과 제한적

중국 정부가 양회에서 내놓은 경제 정책 방향의 핵심은 내수 확대다. 리커창 전 중국 총리는 "국내 수요 확대에 힘쓰고 소비 회복에 우선순위를 둬 도시와 농촌 주민의 소득 증가를 도모할 것"이라며 내수 중심의 성장 전략을 명확히 했다. 경기 회복의 동력을 과거 정부 지출·기업 투자 확대에서 소비로 이동시키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중국의 달라진 성장 전략에 외신도 주목하고 있다. 중국은 2008년 금융위기 직후만 해도 정부의 경기 부양책, 기업의 대규모 투자에 기반해 경제 살리기에 나섰고 해외 기업도 수혜를 누렸다. 하지만 정부·기업 부채는 갈수록 증가하고, 부동산 시장은 위축됐다. 중국에 필요한 국가적 인프라 또한 이미 구축돼 정부 주도 성장 전략을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렵게 됐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WSJ는 "중국 경제 반등은 주로 국내 서비스 산업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더이상 중국이 세계를 구하리라고 기대해선 안된다"고 분석했다.

영국 싱크탱크인 경제경영연구소(CEBR)는 "올해 중국 성장률은 5%에 이를 걸로 예상되지만 오늘날 중국은 이전 세계를 떠받쳤던 중국과는 많이 다르다"며 "현재 주택·금융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소비 지출은 신중하고 성장은 내부적으로 집중돼 나머지 세계에 대한 파급 효과를 제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레데릭 노이만 HSBC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강력한 경제 회복이 예상되지만 경제 반등의 특성상 이번엔 세계 다른 지역으로의 성장 파급 효과는 훨씬 더 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소비 살아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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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보복소비와 맞물려 중국 정부가 내수 중심으로 성장의 무게추를 옮겨감에 따라 중국 내 소비 지출은 확대될 걸로 예상된다. 여행·문화·교통 등 대면 서비스가 반등하고 휴대폰·화장품 등 관련 상품 판매도 회복세다. 하지만 이마저도 가시적인 경제 지표로 확인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1.0% 올라 시장 전망치(1.9%)와 전월 상승률(2.1%)을 모두 밑돌았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여는 데 여전히 주저하고 있어 아직 내수가 확실히 살아났다고 보기 어렵다.


부동산 시장 냉각, 고용 시장 침체와 낮은 가계 소비 여력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초과 저축 비율은 3.5% 수준이다. 영국(12.2%), 미국(10.7%), 네덜란드(8.7%), 이탈리아(7.8%), 프랑스(7.1%), 독일(5.8%)과 비교해 모두 낮다. 코로나19 기간 다른 선진국보다 정부의 가계 재정 지원 규모가 적었던 데다 취약한 고용 시장, 부동산 침체로 가처분 소득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리서치 업체인 로디움 그룹의 로건 라이트 중국 리서치 디렉터는 "중국의 소비 회복은 얕고 단기적일 것"이라며 "2분기를 전후해 빠른 성장세를 보인 뒤 소비 지출 회복세가 빠르게 주춤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지난해 중국 인구가 61년 만에 첫 감소하는 등 성장세가 한계에 이르렀다는 '피크 차이나' 신호가 감지되고, 미중 갈등과 이로 인한 국제 사회의 반중(反中) 공급망 재편도 중국 경제엔 부담 요인이다.

그래도 믿을 건 중국…성장률 5%

중국 리오프닝의 경제적 효과를 놓고 전망은 엇갈리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에 기댈 건 중국 뿐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리커창 전 총리는 지난 5일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5%로 제시했다. 1991년(4.5%) 이후 가장 낮은 목표지만 올해 미국, 유럽 경기 둔화라는 여건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6% 성장을 전망하는 전문가들도 적잖다. 지난해 대(對)중국 외국인직접투자가 1891억 달러로 전년 대비 9% 늘어난 것만 감안해도 중국은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평가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5.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1.4%), 유로존(0.7%)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확연하다.


원자재 시장에선 이미 중국 리오프닝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팽배하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중국의 일 평균 석유 소비량이 작년 1512만 배럴에서 올해 1585만 배럴, 내년 1622만 배럴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리오프닝으로 올해 글로벌 전체 석유 소비량도 일 평균 1억470만 배럴로 지난해(9936만 배럴) 수준을 넘어설 걸로 예상된다.


다만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겨우 진정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재점화할 경우 고강도 긴축 기조가 지속,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변수다. 골드만삭스는 "리오프닝 리스크 중 하나는 강력한 성장으로 올해 말 인플레이션이 놀라울 정도로 오를 수 있다는 것"이라며 "경제 재개로 인플레이션 충격이 커지며 중앙은행이 현재 시장의 예상보다 금리를 더 인상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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