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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인간 기술 한걸음 더…국내 연구진 무독성 '동결보존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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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ST, 무독성-高복원력 동결보존제 개발
희귀 세포 보관, 장기 이식 등에 활용 가능

국내 연구진이 한국판 냉동인간 기술의 현실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기존과 달리 해동시 복원력이 우수하고 독성도 없는 동결보존제를 개발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지스트)은 이은지 신소재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세포를 냉동-해동할 때 발생하는 결빙 현상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결빙방지 단백질 유래 펩타이드가 결합된 나노 크기의 금속유기골격체 입자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기존 동결보존제보다 우수한 세포 복원력을 가진 보존제 합성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이 기술은 이른바 '냉동인간'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원천 기술로도 주목받고 있다. 불치병이 걸린 사람을 극저온으로 냉동한 후 의학이 훨씬 발전한 미래에 깨어나게 해 치료한다는 개념의 '냉동인간'은 수명 연장을 꿈꾸는 많은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줬다. 실제로 미국 등에선 몇몇 기업들이 상용화해 서비스에 들어가기도 했다. 다만 극저온으로 세포를 얼렸다가 다시 녹일 때 물리적 손상이 발생하고 정상 기능 회복이 어렵다는 점, 물 대신 체액으로 주입하는 동결제가 독성이 높다는 점 등에서 회의적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미래에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죽은 사람'을 깨울 수 있겠냐는 것이다.

미국 알코사의 냉동인간 캡슐.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미국 알코사의 냉동인간 캡슐.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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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극저온으로 세포를 동결 보관했을 때 기존 화학보존제 보다 우수한 복원능력을 보이고 고농도 사용 시에도 독성을 보이지 않는, 대량생산이 가능한 나노입자 형태의 동결보존제를 개발했다. 기존의 화학적 동결보존제인 다이메틸설폭사이드(DMSO) 대비 매우 적은 양(1/2200)을 사용했을 때 그에 상응하는 세포회수율(평균 70%)과 세포 증식 효능(48시간 안에 4배)을 보였다.


연구팀은 "우수한 생체적합성으로 희귀 세포 보관, 장기 이식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세포 동결 시 얼음 결정에 의한 세포의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존액을 사용하여 보관하는데, 최근 개인 맞춤형 의료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줄기세포, 제대혈, 생식세포, 세포치료제는 물론 세포의 집합체인 장기 등 고부가가치 생체시료 동결 보존 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다이메틸설폭사이드, 인산나트륨, 글리세롤 등 기존의 동결보존제는 높은 농도에서 세포 독성이 있어 세포를 파괴하거나, 냉동-해동을 반복할 경우 세포 복원 시 세포막을 손상시키고 유전자 변형을 일으키는 등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높은 생체적합성, 세포회복률을 가지며 대량생산 가능한 나노크기의 금속유기골격체 동결 보존제가 구동 원리 및 적용 분야. 그림제공=GIST

높은 생체적합성, 세포회복률을 가지며 대량생산 가능한 나노크기의 금속유기골격체 동결 보존제가 구동 원리 및 적용 분야. 그림제공=G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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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얼음-물 계면의 불안정성 원리와 얼음 표면의 화학결합 자리에 주목했다. 얼음 결정 격자와 같은 골격체 격자 크기를 가지고 있으며 우수한 생체적합성을 가지는 지르코늄 금속유기골격체 나노입자를 합성하고, 결빙방지 단백질 유래 펩타이드를 나노입자 표면에 화학반응을 통해 결합시켜 세 종류(10/30/250nm)의 나노입자를 제조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입자를 물에 첨가 후 냉동-해동 시 얼음의 재결정현상을 관찰한 결과, 나노입자 표면에 규칙적으로 배열된 결빙방지 단백질 유래 펩타이드는 얼음 표면과의 견고한 화학결합을 유도하여 물의 진입을 효과적으로 막고,

작은 크기의 나노입자는 얼음-물 계면의 미세곡률을 증대시켜 어는 점을 낮추고 얼음의 성장을 매우 효과적으로 억제함을 확인했다.


냉동에 의해 형성된 작은 얼음 결정이 해동 시 더 큰 얼음 결정으로 성장하는 것을 얼음재결정화라고 하는데,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입자는 얼음 표면에 효과적으로 결합하여 우수한 결빙제어 효과를 보임으로써 동결 시 세포를 효과적으로 보존하고 해동 시 건강하게 복원했다.


국제저명학술지 JACS Au의 표지. 그림제공=GIST

국제저명학술지 JACS Au의 표지. 그림제공=G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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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노입자는 기존 동결보존제와 비교 시 높은 농도에서도 우수한 생체적합성을 보였으며, 극미량(50 ug/mL)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장세포, 암세포, 줄기세포 등 다양한 세포주에 적용했을 때 기존동결보존제와 상응하거나 높은 세포 회수율, 회수된 세포의 증식 효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우수한 생체적합성을 담보로 대량생산이 가능해 경제적인 동결 나노보존제의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면서 “특히 기존 화학보존제의 치명적인 단점을 극복하고 높은 농도에서도 독성이 거의 없으며 극소량을 사용해도 기존 보존제에 상응하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어 희귀 세포 보관, 장기 이식 등 관련 생물의학 분야에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화학회(ACS)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 골드지(JACS Au)’ 표지논문으로 지난달 23일 게재됐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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