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한 달만 말 뒤집기에
조특법, 조세소위 논의 난항
앞서 민주당, 현행 보다 높은 공제율 제시

[기자수첩] '반도체 세액공제' 확대 與野 힘 합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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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오죽하면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얘기를 했겠습니까."


지난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가 끝난 직후 한 여당 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른바 '반도체법(K-chips)'을 논의한 이날 조세소위에서 좀처럼 야당 의원들이 설득되지 않자 꺼낸 얘기라고 했다. 해당 드라마는 반도체 산업이 '미래 먹거리'라고 내세우는 기업의 성공을 주요 소재로 다뤘다. 조세소위는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설비투자 세액공제율을 현행 8%에서 15%로 올리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심사 중이다.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로 기획재정부가 법 개정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지난달 19일 세액공제율을 15%로 상향하는 법안을 다시 제출한 것을 문제 삼고 있다. 지난해 연말 여야 합의로 해당 법안을 통과시켰는데 이를 번복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도 당시엔 현재 세액공제율(8%)보다 높은 대기업 10%, 중견기업 15%, 중소기업 30% 안을 제시한 바 있다. 세수 감소를 우려한 정부가 8%를 고수하면서 현재 공제율로 개정된 것이다.


대통령실과 기재부 엇박자로 인한 야당의 반감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지만 반도체 산업은 드라마 소재로 등장할 만큼 우리나라 수출 핵심 산업이자 경제 버팀목이다. 세계 각국은 '산업의 쌀'인 반도체 패권을 잡기 위한 총성 없는 전쟁 중이다. 우리나라의 경쟁국인 대만이 반도체 기업 연구개발 비용을 25%를 세액공제하고, 미국도 반도체 시설 투자 세액공제율이 25%에 달한다. 중국은 10년간 법인세를 면제해준다. 재정지원은 더 화끈하다. 보조금 지원은 중국이 1조위안(180조원)을 비롯해 미국 527억달러(69조원), 유럽 430억유로(59조원) 등에 달한다. 우리나라는 올해 인프라 지원에 고작 1000억원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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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출은 올 1월까지 6개월 연속 감소한 데 이어 이달에도 1~10일 수출액이 40.7%나 급격히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인텔이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 자리를 호시탐탐 넘보고 있고,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선 경쟁사인 대만 TSCM와 기술력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반도체 세계 경쟁에서 한 번 밀리면 회복하기 어렵다는 산업계 주장을 더 외면해서는 안 된다. 정부도 야당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이해를 구해야 한다. 그래야 하루빨리 조특법 개정안이 합의될 수 있을 것이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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