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장비사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상온서 전자빔 쏘는 TFE 기술·장비 공개
전공정 R&D센터 예고…"글로벌 사업지 처음"
[아시아경제 김평화 기자] 반도체 공정이 갈수록 복잡해지면서 제조 과정에서 결함을 검출, 분류하는 전자빔(eBeam) 기술이 주목받는다. 글로벌 반도체 장비사인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는 전자빔 시장에서 먹거리를 늘리고자 최근 신기술을 내놨다. 한국 사업 확대 과정에선 글로벌 사업지 처음으로 전공정 연구개발(R&D) 센터를 선보인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코리아는 13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기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지난해 12월 글로벌에 공개한 전자빔 이미징 혁신 기술과 장비 신제품을 국내에 소개하기 위해서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이날 전자빔 이미징 기술을 혁신하고자 '냉전계 방출(CFE·Cold Field Emission)'을 상용화했다고 밝혔다. CFE 기술을 기반으로 'SEM비전 G10'과 '프라임비전 10' 등 전자빔 시스템 2종을 출시했다는 소식도 더했다.
전자빔 시스템은 반도체 칩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결함을 검출, 분류하고자 전자(Electron)를 쏘는 방식이다. 렌즈에 투영되는 빛을 활용하는 광학(Optical) 시스템보다 검출 면적은 작지만 이미지 해상도가 높다. 그만큼 결함을 파악하기 쉽다 보니 복잡한 미세 공정에서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고온전계 방출(TFE) 기반이던 전자빔 시스템에서 CFE라는 새로운 기술을 선보였다. TFE가 섭씨 1500도 이상 고온에서 전자빔을 쏜다면, CFE는 상온에서 전자빔을 쏜다. CFE가 TFE보다 해상도가 50% 높고 같은 해상도에선 이미지 처리 속도가 10배 빠르다.
이석우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코리아 기술담당 총괄은 "CFE는 30~40년 전부터 이론적으로 있었지만 그간 기술 한계로 상용화되지 못하다가 우리가 업계에서 처음 선보이게 됐다"며 "CFE 전자빔 시스템에선 차세대 공정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로직 칩과 고집적도 D램, 3차원(3D) 낸드 메모리 개발 및 생산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CFE 기술을 활용해 지난해 12월 'SEM비전 G10'을 출시했다. SEM비전 G10은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결함이 어떤지 살피는 리뷰 장비다. 전 반도체 업계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2020년 개발 과정에서부터 일부 고객사에 공급되기 시작해 현재까지 4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새롭게 출시한 또 다른 장비는 '프라임비전 10'이다. 웨이퍼 표면에 있는 미세 결함을 검출하고자 3차원(3D) 검사 기술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향후 반도체 수요가 늘고 산업이 성장하면서 제조 과정이 더 복잡해진다고 내다봤다. 고도화한 전자빔 시스템 사용이 늘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2019년에서 2021년 사이에 글로벌 전자빔 시장은 95% 성장했다. 전체 반도체 장비와 웨이퍼를 포함한 WEF 시장이 같은 기간 68% 커진 것과 비교해 성장 폭이 두드러졌다. 전자빔 시장 1위 사업자는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로 점유율은 50%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앞으로 전자빔 사업을 확대하며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체격을 키운다. 이 과정에서 국내엔 R&D 센터를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해 7월 경기도, 산업통상자원부와 R&D 센터 신설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은 상태로 현재 부지 선정을 위한 작업 중이다. 조만간 투자 규모 등 후속 발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박광선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코리아 사장은 "해외에 프론트(Front, 전)공정 연구소를 짓는 게 첫 번째이다"며 "대만이든 유럽이든 이런 사례가 없고 당분간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또 "전공정 연구소를 한국에 구축하게 되면 한국 고객(삼성전자, SK하이닉스)과 유기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된다"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메모리 반도체 등 전반적인 사업에서 협업할 플랫폼을 만든 것이기에 의미를 두고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글로벌 반도체 장비 1위 기업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257억9000만달러)에서 국내 비중은 17%를 차지했다. 한국 법인은 1989년 신설돼 210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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