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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구산동 고인돌, 훼손 범위·깊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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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시, 문화층 잔존 구역 파악 위한 발굴조사
고고학조사도 "결과, 향후 정비·복원에 활용"

지난해 부실 관리로 훼손된 경남 김해시 구산동 지석묘(고인돌)의 피해 상황을 파악하는 발굴조사가 이뤄진다. 문화재청은 지난 18일 문화재위원회 산하 매장문화재분과위원회 회의에서 김해시가 신청한 '김해 구산동 지석묘 정비사업 부지 내 유적' 발굴조사 안건을 심의해 허가했다고 30일 전했다. 문화재청과 경찰의 합동 조사 결과에 따라 지석묘 유적의 정확한 훼손 범위와 깊이, 면적 등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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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시 구산동 지석묘는 2006년 택지지구개발사업을 추진하던 중 발견된 유적이다. 묘역의 부석시설(敷石施設)과 거대한 개석(蓋石)이 확인됐다. 묘역 시설 규모가 1615㎡에 달하고 덮개돌인 상석(上石) 무게가 350t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큰 고인돌로 추정된다. 사적 지정을 추진해온 김해시는 문화재 전문 보수업체를 시공사로 선정하고, 2020년 12월 정비 사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당국의 허가 없이 무단으로 유적을 훼손한 사실이 확인돼 사업이 중단됐다. 상석 주변부와 저수조·관로·경계벽을 설치·매설한 부지의 문화층(특정 시대 문화 양상을 알려주는 지층) 상당 부분이 유실되거나 파괴됐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형질(사물의 생긴 모양과 성질) 변경은 묘역 전역에서 확인된다. 땅을 평평하게 만들려고 파내는 '절토'나 지반 위에 흙을 돋우어 쌓는 '성토'가 이미 오랜 시간 진행된 것이다. 연구소 측은 "적게는 20㎝ 안팎, 심하게는 문화층 상당 부분이 굴착 과정에서 파괴됐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저수조 동쪽 벽 쪽은 땅이 깊게 파여 있다. 곳곳에 공사 장비도 널려 있었다. 저수조 남쪽과 경계벽 부분 사정도 다르지 않다. 연구소 측은 "묘역과 하부 문화층을 굴착한 뒤 저수조와 관로를 설치했다고 파악된다"라며 "상석 주변 또한 남쪽 문화층 등의 높이가 30㎝가량 달라져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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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형질 변경 범위와 문화층 잔존 구역을 파악하려면 발굴조사가 불가피하다. 김해시 측은 문화재 조사기관인 삼강문화재연구원을 통해 다음 달 실행에 옮긴다. 착수일로부터 49일(실제 조사일 기준) 동안 면적 1666㎡를 조사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지석묘 유적의 훼손 범위와 깊이, 면적 등 현황을 살핀 뒤 관계기관의 검토를 거쳐 고고학 조사에 나설 방침"이라며 "올해 4월까지 진행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어 "향후 정비·복원에 조사 결과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문화재청은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김해시를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현행법은 허가 또는 변경 허가 없이 매장문화재를 발굴한 자나 이미 확인되었거나 발굴 중인 매장문화재 유존 지역의 현상을 변경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최근 공개된 경남도 감사위원회 감사 결과에 따르면 김해시는 현상 변경 허가 기간이 지났는데도 박석(얇고 넓적한 돌)을 해체해 이동했고, 허가 없이 매장문화재 묘역을 훼손했다. 도 감사위는 관련 공무원 여섯 명을 징계, 세 명을 훈계, 두 명을 주의 처분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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