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비싸진 명품…경기침체 비웃는 '허영심 수요' 노렸나
에르메스·샤넬뷰티·델보·롤렉스 가격 인상.
코로나 이후 역대급 매출 달성한 '에루샤'
허영심 등으로 수요 줄지않는 베블렌 효과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에도 명품 브랜드의 가격 고공 행진은 이어지고 있다. 경제 불황의 먹구름이 드리웠던 지난해에도 명품 업계는 역대급 호황을 누렸다. 가격을 올려도 허영심 등으로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베블렌 효과가 이번에도 나타날 것인지 주목된다.
명품 브랜드인 프랑스 에르메스와 샤넬 뷰티, 벨기에 델보, 스위스 롤렉스 등이 잇따라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6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에르메스의 경우 가방, 의류, 신발, 시계 등의 가격을 최대 15%가량 인상했다. 에르메스의 가격 인상 폭은 통상 1.5~2% 수준이지만, 지난해 4% 정도 가격을 올린 뒤 인상 폭을 오히려 키웠다.
에르메스의 가방 린디26이 1023만원에서 1100만원으로 7.5%, 가든파티 36은 기존 498만원에서 537만원으로 7.8% 올랐고, '에블린'은 453만원에서 493만원으로 8.8% 인상됐다. H아워(에르 H 워치·스몰·카프스킨·금장)'는 398만원에서 456만원으로 14.6% 크게 올랐다.
델보는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다. 가방 브리앙을 미니 사이즈 기준 831만원에서 876만원으로 5.4% 인상했다.
롤렉스의 경우 서브마리너 등 인기 품목 위주로 제품 가격을 2~6%가량 인상했다. 서브마리너 논데이트는 1142만원에서 1169만원으로, 서브마리너 데이트는 콤비 기준 1881만원에서 2003만원으로 각각 2.4%, 6% 상승했다
명품 업계가 경기 불황에도 가격을 올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소비 심리가 폭발하는 '보복 소비'가 나타난 데다, 명품 브랜드들은 가격 상승에도 허영심 등으로 인해 수요가 줄지 않는 현상 베블렌 효과를 톡톡히 보기 때문이다.
앞서 코로나19 기간 '에루샤'(에르메스·샤넬·루이뷔통)는 원자재값·물류비 인상과 환율 등을 이유로 지속적인 가격 인상을 단행했으나, 이들의 매출은 처음으로 2021년 3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에루샤는 한국에서 총 3조2194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해외에서도 명품 업계의 호황이 이어졌다.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그룹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24% 늘어난 31억4000만유로(약 4조2000억원)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장 자크 귀오니 LVMH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경기 침체와 완전히 무관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이 시장의 침체는 그렇게 오래가지는 않았다"면서 "명품 판매는 자신들만의 행동양식을 가지고 있는 부유층이 대상이기 때문에 경제 상황이나 경기 부침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주장한 바 있다.
코로나19 이후 유동성이 증가한 것도 명품 수요 증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크레디트스위스 보고서에 따르면 이 시기 자산 가격도 급등하면서 순자산이 5000만달러(약 635억원)가 넘는 초고액 자산가(UHNW)가 급증했는데, 2020년 말 전 세계 21만8200명에서 2021년 26만4200명으로 4만명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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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브랜드에 친숙한 Z세대의 출현도 변수다. 지난해 11월 베인앤컴퍼니와 이탈리아 명품 협회 알타감마의 보고서는 "소비 주력층으로 떠오른 Z세대는 명품 소비 연령이 밀레니얼 세대보다 3~5년 앞서 있다"면서 명품 시장의 성장세가 2030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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