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법인세율 1%p 찔끔 인하지만…삼성전자·하이닉스 1조원 이상 아낀다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25%→24%
[아시아경제 세종=이준형 기자] 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의 법인세 부담이 내년부터 수천억 원 가까이 줄어들 전망이다. 내년부터 대기업에 적용되는 법인세 최고세율이 기존 25%에서 24%로 1%포인트 낮아지기 때문이다. 다만 글로벌 세제 경쟁력을 갖추려면 법인세를 추가 인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인세 인하로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건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다. 지난해 삼성전자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53조3518억원)에 현 법인세 최고세율(25%)에서 1%포인트 인하된 세율(24%)을 단순 적용하면 법인세는 약 12조8044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삼성전자 법인세(13조4444억원)보다 약 6400억원 적은 규모다.
물론 법인세 기준인 과세표준을 산출하려면 이월결손금, 비과세소득 등을 가감해야 하고 세무조정을 거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 밖에도 기업은 통상 법인세 납부 과정에서 여러 감면을 받아 단순히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에 세율을 적용한 것과 실효세율은 차이가 있다. 다만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에 1%포인트 인하된 법인세율을 단순 적용하면 각 기업의 세 부담 완화 효과를 대략적으로 추산할 수 있다.
하이닉스 세 부담 5800억 경감 추산
이 같은 관점에서 보면 삼성전자 외에도 국내 대기업 세 부담은 수천억 원 가량 줄어든다. 삼성전자와 국내 반도체 업계 쌍벽을 이루는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해 3조7998억원의 법인세를 냈다.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13조4160억원이다. 1%포인트 인하된 법인세 최고세율(24%)을 단순 적용하면 SK하이닉스의 세 부담은 기존 3조7998억원에서 3조2198억원으로 약 5800억원 감소한다. 동일한 방식을 적용하면 지난해 LG전자의 법인세 부담은 9786억원에서 8504억원으로 1282억원 감소한다.
체감 규모는 다르지만 중소·중견기업도 세 부담이 완화되는 건 마찬가지다. 동일한 방식을 적용하면 광학기기 제조업체 엠씨넥스의 법인세 부담은 108억원에서 106억원으로 약 2억원 감소한다. 지난해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에 당시 최고세율(22%)을 단순 적용할 경우 세무조정 등을 제외한 법인세가 약 111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세 부담 완화 효과는 더 커질 것을 보인다.
하지만 한국의 법인세율은 주요국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여러 국가가 법인세율을 인하했기 때문이다. 한국도 2009년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3%포인트 인하했지만 2018년 다시 25%로 인상했다. 이에 지방세를 포함한 한국의 최고세율은 지난해 기준 27.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23.2%)보다 4.3%포인트 높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법인세수 비중도 2019년 기준 3.4%로, 미국(1%), 영국(2.5%) 등 주요국과 비교하면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법인세 추가 인하해야"
상황이 이렇다보니 추가적인 세 부담 완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당초 현 정부가 법인세 최고세율을 기존 25%에서 22%로 3%포인트 낮추려 했던 것도 그래서다. 또 정부는 과세표준 200억원 이하 기업에 20%, 200억원 초과 기업에 22% 법인세율을 적용해 4단계로 구분된 복잡한 과세 체계를 간소화하려 했다. 정부안이 그대로 적용됐다면 향후 5년간 감세 규모는 순액법 기준 약 4조2000억원으로, 여야 합의안(3조3000억원)보다 약 27.3% 많을 것으로 추정됐다. 법인세 최고세율도 정부안(22%)대로면 삼성전자의 한 해 세 부담 경감액은 1조6000억원에 달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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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경제단체 역시 법인세 1%포인트 인하로는 기업 투자와 고용을 늘리기에 역부족이라는 입장이다. 이상호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정책팀장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OECD 평균치(21.2%)에는 맞춰야 글로벌 세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면서 "현 법인세율은 외국 투자 자본을 유치하는 데에도 미흡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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