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칫돈 몰린 2금융권 건전성 나빠지자 금융소비자 불안
"예금자 보호 한도 조정" 목소리 커져

저축은행 수신 120조 넘어…"내 돈 괜찮나" 예금자보호 법안까지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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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부애리 기자]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4%대로 내려갔는데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아직 5% 후반이더라고요. 요즘 저축은행 상태가 안 좋다는 뉴스도 보여서 선뜻 들기 꺼려지긴 하는데, 주변에선 5000만원까진 예금자 보호가 되니 걱정하지 말라는 이야기도 하고…. 저축은행에 넣어놔도 괜찮겠죠?"


직장인 노정은씨(52)는 주식투자를 했던 1억원을 빼서 정기예금에 가입하기로 마음먹은 후부터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본 끝에 남편과 아들까지 동원해 저축은행 세군데에 나눠서 정기예금을 들었다.

저축은행 예·적금 금리는 시중은행보다 보통 1%포인트 이상 높아 금리 인상기인 올해 내내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지난 1년 사이 저축은행의 수신이 급격히 늘어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문제는 저축은행이 가진 돈은 늘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됐단 점이다. 금융소비자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금융당국과 국회는 예금자보호 한도를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저축은행, 1년 사이 수신 23조원 늘어났지만…건전성 지표는 하락

1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저축은행 전체 수신금액은 지난 10월말 기준 120조원을 넘어섰다. 작년 10월말(약 97조4187억원) 대비 23조5722억원 늘어난 120조9909억원을 기록했다. 저축은행을 포함해 다른 2금융권(신용협동조합·상호금융·새마을금고)까지 넓혀보면 같은 기간 약 90조원(837조5649억원→926조8544억원) 증가했다.

저축은행 수신이 증가세를 보인 것과 달리 여신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출 조달금리가 오른데다 법정최고금리까지 20%로 고정돼 있어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일부 저축은행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까지 뛰어든 바람에 건전성 지표인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에서 영업하는 23개 저축은행 중 17개사가 작년보다 BIS비율이 떨어졌다. 23개 저축은행의 올해 3분기 평균 BIS 비율은 14.30%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45% 대비 1.15% 포인트 낮아졌다.


BIS비율은 은행의 자기자본을 위험자산(대출·지급보증·투자금 등)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비율이 하락할수록 재무 건전성이 부실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당국이 정한 부실 금융사의 BIS비율 기준선은 8%지만, 지난해부터 BIS비율이 하락세를 나타내자 당국도 예의주시 중이다.


예금자 보호 5000만원 안전장치로는 부족…1억원까지 늘려야
"5년마다 한 번씩 예금자 보호 한도 조정" 법안 발의도
저축은행 수신 120조 넘어…"내 돈 괜찮나" 예금자보호 법안까지 발의 원본보기 아이콘

저축은행에 넣어놓은 뭉칫돈은 늘어났는데 건전성 지표가 하락하면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당국과 금융업계는 "예금자 보호 한도 5000만원이라는 안전장치가 있기 때문에 지나친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다만 5000만원이 원리금 포함 한도라, 예를 들어 정기예금 5000만원을 넣은 고객의 경우 이자까지는 보장받지 못한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금보험공사는 금융소비자 요구를 반영해 예금자보호 한도를 1억원까지 올리는 것 등을 포함해 내년 8월까지 최종안을 마련해 국회 정무위에 보고할 계획이다. 국회는 금융 소비자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한 발 더 나간 개정안도 내놨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제적 여건의 변화를 고려해 예금보호 한도를 5년마다 조정하는 내용의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이다. 박 의원은 "2001년부터 현재까지 보험금의 지급 한도가 5000만원으로 정해져 있는데, 1인당 국내 총생산액이 3배 이상 증가한 것을 고려할 때 한도를 조정하고, 정기적인 조정을 위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며 "예금보험공사가 5년마다 보험금의 지급 한도를 결정하도록 해 예금자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자체적으로 예금자 보호하는 신협·상호금융·새마을금고도 상향 준비해야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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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보험공사가 보장하는 예금자보호 금액이 올라가면, 자체적으로 기금을 걷어 예금자 보호를 해온 신협·상호금융·새마을금고도 덩달아 상향조정 할 가능성이 크다. 이 금융기관들은 그동안 각 조합과 금고에서 정기적으로 예금자보호기금을 걷어왔다. 예를 들어 새마을금고의 경우 분기마다 각 금고가 예·적금 잔액의 0.13%를 내 예금자보호 기금을 조성해 왔는데, 이 비율을 상향해 기금을 추가 적립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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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같은 2금융권인 저축은행은 예금자보호한도가 1억원인데 상호금융은 5000만원이라면 소비자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며 "금융당국에서 모든 금융기관이 예금자 보호 한도를 상향 조정하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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