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 경찰 중 254명 심리치료 진행
용산署 '상담사 근무' 30~40분 상담
전문가들 "충분한 시간·휴식 보장, 업무 재배치 등 필요"

이태원 참사로 인한 국가애도기간이 이어지고 있는 4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일대에 마련된 추모공간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이태원 참사로 인한 국가애도기간이 이어지고 있는 4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일대에 마련된 추모공간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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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 공병선 기자]이태원 참사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5명 중 1명꼴로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저도 심리상담 희망 의사를 표시한 사람들이어서 실제로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경찰은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이채익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이태원 참사 관련 긴급심리지원 희망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당일 전체 현장 출동 경찰관 1371명 중 254명이 심리치료를 진행했다.

이태원 참사 현장 관할서인 용산경찰서의 경우 긴급심리지원 희망자는 67명이었으며, 이 중 87%(58명)이 치료를 마친 상태다. 이들은 우울감, 죄책감 등에 시달려 일상 유지가 힘든 것으로 전해졌다. 67명은 용산경찰서 소속 전체인원(784명)의 8.5%이지만 참사 당일 배치된 인력(83명)을 기준으로 하면 80%를 넘는 수준이다.


경찰 관계자는 "심리치료의 만족도를 따로 집계하지 않지만 하루 3명 상담받으러 올 정도로 용산서 경찰들의 심리치료 참여율이 저조하다"며 "이태원파출소 경찰관들은 용산서까지 찾아와 치료받아야 하는데, 걸어서 1시간 거리라 불편하다는 호소도 나온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일하면서 신청하고 상담받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안 받는 사람들도 많은데 내가 받으면 다른 사람 업무에 부담이 될까 하는 마음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긴급심리지원은 실제 상담사들이 경찰서에 직접 파견 나가 약 30~40분 정도 심리적 응급처치를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경찰은 이달 14일부터 25일까지 2주간 용산서에 전문 상담사를 배치해 ▲심리적 지지 ▲스트레스 관리법 ▲마음동행 서비스 연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일선에서는 신청 자체를 꺼리거나 이에 대한 만족도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관계자는 "출동한 사람 중 희망 여부를 받아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있다"며 "현장에 출동하지 않은 경찰들은 마음동행센터를 통해 상담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심리상담 외에 근본적인 해결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한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신청자가 예상보다 많지 않은 것도 하나의 안 좋은 신호라고 보인다"며 "전 용산서장이 현재 수사를 받고 있고, 정보계장도 극단선택을 했던 점을 고려하면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증상이 현재 진행 중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긴급심리상담과 더불어 추후 인사 때 업무 재배치 등 실질적 해결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도우 경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상담받을 수 있는 시간을 조성해주지 않는 등 트라우마를 가볍게 보는 문화도 일선 경찰관들의 심리치료를 막는다"며 "심리치료를 요구하면 충분한 시간과 휴식을 보장하는 등 제도적인 보완이 있어야 참여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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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용산서의 조속한 안정화를 위해 기동대를 지원하는 등 인력·장·예산상의 지원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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