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직원 대부분 50대 후반~60대 '캠프리본'
2016년 창업, 국군 하계전투복 분야 선두 도약

캠프리본 공장에서 한 직원이 재봉 작업을 하고 있다.

캠프리본 공장에서 한 직원이 재봉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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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하남테크노밸리 U1센터, 이곳 10층엔 군복을 생산하는 공장이 있다. 들어서면 눈에 들어오는 것은 군복을 만드는 곳이라면 으레 떠올릴 수도 있는 칙칙한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다. 층고가 높은 탁 트인 100여평의 공간에 재봉기 등의 설비 간 간격은 널찍하다. 40여명의 직원이 재봉기 앞에 앉아 군복을 만드는 데 여념이 없는데, 자세히 보니 머리가 희끗희끗한 사람이 적지 않다. 여느 공장이라면 생산 현장에서 물러날 50대 후반에서 60대가 이 공장에서는 주축이다. 고령자도 숙련공으로 활약하는 이곳은 군이나 경찰 등 관공서에 근무복과 운동복을 납품하는 캠프리본의 공장이다.


21일 조수진 캠프리본 대표는 "기능 인력이 고령화로 설 자리를 잃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숙련공을 전문가로 대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화여대에서 패션을 전공했고 의류 업계에서 20년 이상 디자이너로 일한 조 대표가 2016년 캠프리본을 설립하게 된 배경도 이와 관련이 있다. 봉제산업은 사양화의 길로 접어들었고 생산 공장은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는 게 업계의 현실, 그러다 보니 현장에서 오래 경험을 쌓은 숙련공도 일할 곳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조 대표는 이들의 기술을 그냥 묵혀 두기에는 아깝다고 생각했다. "50대에서 60대도 숙련된 기술로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려다 보니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조수진 대표(오른쪽 첫 번째)와 직원들이 디자인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조수진 대표(오른쪽 첫 번째)와 직원들이 디자인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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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직접 생산해야 하는 게 기본 조건인 경우가 많은 조달시장은 캠프리본이 이 기술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무대였다. 조 대표는 "디자인 개발부터 생산, 완성, 납품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캠프리본은 의류 업체로는 드물게 KS(한국산업표준) 인증을 취득했고 박사 2명, 석사 2명으로 이뤄진 디자인개발연구소도 운영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캠프리본은 수많은 업체가 오랫동안 경쟁을 펼쳐온 군복 납품 시장에서 짧은 시간에 가파르게 성장했다. 전투복 시장에선 선두로 꼽힌다. 지난해 육군 하계 전투복인 '컴벳셔츠' 209억원 계약을 수주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성장세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창업 첫해 매출은 1억2000만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68억원까지 늘었고 올해는 130억원 달성을 앞두고 있다. 조 대표는 "남은 수주 잔량과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내년에는 250억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성과는 숙련공들의 기술력과 디자인 경쟁력, 새로운 아이템을 공략하는 전략 등이 맞물린 결과였다. 군복을 만드는 과정은 언뜻 보면 단순하지만 매번 검사를 거쳐야 해 까다롭다. 제단실에서 원단을 자연스러운 상태로 풀어 변형되지 않도록 하룻밤을 재운 뒤 작업은 시작된다. 패턴에 맞게 원단을 자르면 부위별 최적의 재봉기에서 각 부위를 봉제해 옷을 만든다. 이 옷은 완성반으로 옮겨져 실밥과 오염을 제거하고 다림질해 포장된다. 조 대표는 "조달 품목 납품은 모든 게 검사"라며 "원단이 들어오면 검사가 실시되고 완성품이 나오면 검사를 또 한다. 납품 후에도 검사가 이뤄진다"고 했다. 제품의 질이 보장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군복이기에 더 허투루 만들 수 없다는 게 조 대표의 생각이기도 하다. 그는 "피팅 테스트를 통해 완성도를 높이고 착용감이 우수한 옷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캠프리본 공장에서 한 직원이 재봉 작업을 하고 있다.

캠프리본 공장에서 한 직원이 재봉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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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리본의 공장은 과거 봉제공장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 설립할 때부터 깨끗하고 위생적인 환경과 직원들을 위한 시설을 갖춘 '카페 같은 공장'을 만드는 게 목표였다. 조 대표는 "과거 공장 환경이 열악한 경우가 많았다"며 "봉제 공장이 지하에 있는 게 싫었고 직원들이 애착을 갖고 가족들도 찾아올 수 있는 공장을 만들기 위해 인테리어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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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리본은 국내 조달 시장에서 경쟁력을 토대로 향후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우선 북미의 패션 시장 등이 검토 대상이다. 조 대표는 "작은 디테일의 차이로 명품을 구분하는 패션업계에서 캠프리본이 만드는 옷은 믿을 수 있다는 평가를 듣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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