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 미도, 최고 50층 재건축…신통기획안 확정

은마 이어 속도내는 강남 재건축
2436가구 → 3800가구로
학여울에 단지 출입구, 양재천 보행교 신설 등 주변 고려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1983년에 준공된 서울 강남의 대표적인 노후 아파트 대치동 미도아파트가 최고 50층 아파트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의 대치 미도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대치 미도는 지하철 3호선 대치역을 사이에 두고 은마아파트와 맞닿아있다. 지난달 재건축 심의를 통과한 은마와 함께 강남 일대 개발 밑그림이 완성된 셈이다.

대치 미도는 2017년부터 재건축을 추진했지만 부동산 시장 불안이 겹치며 사업이 지지부진하다가 지난해 11월 신통기획 사업지로 선정되며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신통기획은 민간이 주도하는 재개발·재건축 초기 단계부터 서울시와 주민이 함께 사업성과 공공성이 결합된 정비계획안을 짜서 빠른 사업을 지원하는 제도다. 신통기획은 정비계획 수립을 위한 기준이 되며, 주민들이 이를 토대로 정비계획 입안 신청 후 심의를 거쳐 정비계획이 확정된다.

이번 신통기획안에 따르면 최고 14층 중층 단지로 구성된 대치 미도는 최고 50층 대단지 아파트로 재탄생한다. 시는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반영된 '35층 규제' 폐지가 처음으로 적용되는 단지가 될 전망이다. 시는 올 3월 발표 이후 연내 확정을 목표로 절차를 진행 중인데, 신통기획안에 이를 선제적으로 반영했다. '35층 규제' 폐지 시행 시점과 대치 미도의 정비구역 지정 시점을 고려하면 규제 완화가 적용된 첫 단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단지 중심부는 타워형의 50층 주동을 배치해 통경축을 최대한 확보하고, 이 외 다양한 주동유형을 도입해 조화로운 스카이라인을 형성하기로 했다. 특히 북측 대곡초등학교 주변은 중저층을 계획하고, 양재천변은 수변 특화 디자인을 도입하도록 계획 지침을 제시했다. 총 가구수는 2436가구에서 3800가구로 늘어난다.

대치미도 스카이라인 계획안. 양재천변 텐트형 중심으로 경관 형성 (제공=서울시)

보행환경 개선을 위해 3호선 학여울역에 단지 방향으로 출입구를 신설한다. 역에서 남부순환로변으로 이어지는 연도형 상가를 설치해 역세권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또 학여울역 인근 주동은 역세권 특화디자인 주동을 계획해 지역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대치동 학원가~은마~미도를 열결하는 생활가로인 중앙공원길도 조성하는 한편 길 주변으로는 커뮤니티 시설을 집중 배치하기로 했다.

신통기획안에는 공공기여를 활용해 양재천에 보행교도 설치함으로써 단절된 대치생활권과 개포생활권을 연결할 계획이다. 양재천 보행교는 대치동 학원가~은마~미도~개포시장을 이어주며, 주민 산책로뿐 아니라 통학로로도 활용될 수 있다.

현재 단지 내 조성된 소나무·단풍나무 등 울창한 수목도 보호하는 한편 층수 완화를 통해 외부 조경공간도 넓히기로 했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주요 재건축 단지의 신통기획안이 속속 발표되면서 주변 단지들이 사업에 탄력을 받는 분위기"라며 "대치 미도는 유연한 도시계획 규제를 바탕으로 민간의 사업성과 도시의 공공성을 모두 갖춘 재건축 사업의 선도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