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도 노출도 NO! 스타 선수 아내·여자친구 단정한 옷 권고
잉글랜드 축구협회 ‘왁스’에 노출 심한 옷 주의 권고
카타르, 경기장에서 맥주 판매도 돌연 금지
[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사상 최초로 아랍 국가에서 열리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이 이전 대회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보일 전망이다. 이슬람 율법을 엄격하게 적용해 경기장 인근 맥주 판매를 돌연 금지한 데 이어 경기장 안팎에서 노출이 심한 복장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20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국가대표팀 선수들의 '왁스(WAGs·Wives and Girlfriends·세계적인 스타 선수의 아내·여자친구를 뜻하는 말)'에게 단정한 옷을 입도록 권고했다. 또 노출이 심한 의상은 아예 카타르로 가져가지 말라고도 요청했다. 경기가 열리는 카타르가 노출 등에 보수적인 이슬람 국가라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평소 카타르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처럼 여성 외국 방문객들에게까지 머리를 가리도록 하지는 않지만, 노출이 심한 복장은 찾아보기 어렵다.
협회의 요청을 받은 왁스는 이번 대회에 짧은 치마 대신 긴 드레스나 팔까지 가리는 상의로 카타르 문화를 존중할 계획이다. 왁스의 패션을 담당하는 한 스타일리스트는 "경기장 외의 식당 등에서도 이런 옷을 입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매체에 전했다.
카타르의 규제가 적용된 분야는 또 있다. 바로 경기장 인근에서의 주류 판매 및 음주다. 지난 18일(현지시간) FIFA는 "개최국과의 논의에 따라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주위에서 맥주 판매 지점을 없애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경기 입장권 소지자에게 경기장 외부 지정 구역에서 맥주 판매를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카타르가 월드컵 개막을 이틀 앞두고 계획을 철회한 것이다.
갑작스러운 변경 조치에 FIFA 후원사를 비롯한 각종 단체는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FIFA의 대표적 후원사인 맥주 기업 버드와이저는 공식 트위터 계정에 "흠, 이러면 곤란한데(Well, this is awkward)…"라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가 90분 후 삭제하기도 했다. 버드와이저는 도하 내 고급 호텔을 인수해 월드컵 경기를 생중계하면서 맥주를 판매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발표로 버드와이저와 FIFA가 체결한 7500만달러(약 1000억원) 규모의 계약에도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평가했다.
월드컵을 관람하기 위해 카타르를 찾은 축구 팬들도 분노했다. 술과 함께 월드컵을 즐길 수 있는 길이 원천 차단되자 멕시코 국적의 디에고 안브릭은 "맥주는 경기장의 일부"라며 "끔찍한 소식"이라고 NYT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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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커지자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19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3시간 동안 맥주를 안 마시고도 인간은 생존할 수 있다"며 "맥주 없이도 월드컵을 관전할 수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그는 "경기장 맥주 판매 금지는 프랑스·스페인·포르투갈 등에서도 실행되고 있다"며 "카타르의 이번 조치가 이슬람 국가이기에 특히 더 큰 논란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 문제가 월드컵의 가장 큰 이슈라면 나는 즉시 사임하고 해변에 가서 휴식을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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